불과 1주일 만의 극적인 인생 역전이었다.
지난달 24일 히스 슬로컴(35·미국)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윈덤챔피언십 최종 결과를 손꼽아 기다렸다. 2라운드에서 컷에 걸려 3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하는 바람에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출전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내 운명이 내 손에 있지 않다”며 노심초사했던 그는 페덱스컵 포인트에서 가까스로 124위에 올라 125위까지 주어지는 플레이오프 출전권을 받았다.
그로부터 7일이 흐른 31일 미국 뉴저지 주 저지시티의 리버티내셔널GC(파71)에서 끝난 PGA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1차전 바클레이스 최종 4라운드. 슬로컴은 18번홀(파4)에서 6.4m 거리의 만만치 않은 파 퍼트를 성공시킨 데 힘입어 우승했다. 합계 9언더파 275타를 기록한 그는 타이거 우즈, 스티브 스트리커(이상 미국), 어니 엘스(남아프리카공화국),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 등 강력한 우승 후보를 1타 차로 따돌렸다.
키 172cm에 몸무게 68kg으로 프로 골퍼로는 아담한 체격인 그는 4년 만에 통산 3승째를 거둔 뒤 “믿을 수 없는 날이다. 너무 좋은 선수가 많아 그저 상위권에만 있기를 원했다. 마지막 퍼트가 마법처럼 들어갔다. 내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슬로컴과 공동 선두였던 스트리커는 18번홀에서 3.5m 파 퍼트에 실패했고 우즈는 이 홀에서 2.1m 버디 퍼트를 놓치며 연장 승부 기회를 놓쳤다.
이번 대회까지 페덱스컵 포인트 100위 안에 드는 선수는 플레이오프 2회전인 도이체방크 챔피언십 출전 자격을 얻었다. 공동 20위(2언더파)로 마친 양용은(테일러메이드)은 페덱스컵 포인트 순위를 7위에서 6위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최경주(나이키골프)는 101위로 밀려나 아쉽게 도이체방크챔피언십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