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3안타 김상훈 “오늘은 내가 미쳤다”

  • 입력 2009년 9월 2일 08시 53분


잘되는 팀 돌아가며 미친다! 김상현 걸러?…2타점 응징 KIA, 롯데 잡고 4연승 질주

“요즘 KIA가 왜 이렇게 잘 나가는가?”

KIA 주장 김상훈(32)은 1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이런 질문에 “하루하루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미치네요”라며 만면에 웃음을 머금었다.

최근 KIA가 폭풍질주를 거듭하며 사실상 페넌트레이스 1위 고지를 눈앞에 둔 데는 물론 마운드의 높이도 있지만 김상훈의 말처럼 김상현 최희섭 장성호 김원섭 등 선수들이 돌아가며 결정적인 한방을 치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미친 선수가 나타나야 집안이 잘 나간다’는 스포츠 속설이 있는데, 그 ‘미치는 증상’이 마치 전염병처럼 KIA 선수단 내에 퍼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만큼 선수단 내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팽배해있고, 덕아웃의 공기는 가벼웠다.

“그럼, 오늘 미치는 선수는 김상훈 차례인가?”라고 묻자 그는 둥근 얼굴만큼이나 눈을 동그랗게 뜨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그저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그인들 왜 ‘미치는 분위기’에 동참하고 싶은 마음이 없을까. 더군다나 주장임에랴.

그는 이날 롯데전에 포수 겸 6번타자로 선발출장해 4-3 승리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포수로서 뿐만 아니라 타자로서도 만점활약이었다. 4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 그로서는 올 시즌 3번째 3안타 경기였다. 이로써 KIA는 매직넘버를 10으로 줄이며 본격적으로 한국시리즈 직행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김상훈은 0-1로 뒤진 2회 1사 1루서 중전안타로 1·3루의 찬스를 이어주며 동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3루에서 상대 폭투로 역전 득점(2점째)을 뽑았다. 2-1로 역전한 뒤 3회초. 2사후 최희섭이 2루타를 치고 나가자 상대는 5번타자 김상현을 고의4구로 걸렀다.

홈런과 타점 1위를 달리는 호랑이를 피했지만 이날 만큼은 김상훈이 호랑이였다. 2사 1·2루 찬스에서 그는 2타점 중월 2루타를 날려버렸다. 6회에도 우전안타.

그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마스크를 쓰고 서재응-곽정철-유동훈으로 이어진 투수진을 절묘하게 리드하며 안방마님의 역할도 충실히 소화했다.

김상훈은 경기 후 “어제 푹 쉬어 오늘 몸이 무척 가벼웠다. 배팅 감도 좋았고 전체적으로 컨디션도 좋았다. 팀도 연승하고 포수로서 주장으로서 역할을 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특히 친구 서재응이 승리투수가 돼 기쁘다”며 다시 한번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

시즌 5승째를 챙긴 서재응도 “포수 김상훈의 리드가 좋았다”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이날만큼은 김상훈이 미친 날이었다.

사직|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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