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기간에 K리그 경기 잡다니… 연맹의 행정엔 기본이 없는것 같다”
허감독 “골키퍼 없어 슛 훈련 못해” “축구 선배로서 부끄러운 일” 한숨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갈등으로 ‘반쪽짜리 훈련’을 하게 된 축구대표팀 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강하게 나왔다.
대표팀은 1일 해외파 10명만이 파주NFC에 소집, 훈련을 가졌다. K리그 구단들은 ‘A매치 48시간 전 소집 규정’에 따라 원칙대로 5일 호주전 이틀 전인 3일 소속 선수들을 합류시키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허정무 감독과 이영표(알 힐랄) 등은 K리그 선수들이 합류하지 못한 것과 관련해 연맹의 비협조적인 처사를 비난했다. 전날 박지성(맨유)이 입국 때 말한 것보다 더 강한 어조였다.
우선 이영표는 연맹의 잘못된 행정을 꼬집었다. 이영표는 “A매치 기간에 리그 경기를 잡는 경우는 없다. 연맹은 대표팀을 동반자가 아니라 라이벌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연맹이 A매치 48시간 전 소집규정을 따졌다고 하는데 일찍 온 해외파들은 모두 바보인가. 그 동안 연맹에 불만이 있었지만 이럴 줄 몰랐다”고 거침없이 말했다. 또한 “연맹은 행정의 기본이 없는 것 같다”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허 감독은 “해외파 선수들만 와서 반쪽 훈련을 해 실망스럽다. 선수들이 파주에 오면서 언론에 했던 이야기들을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축구연맹 회장과 사무총장 등이 협회 관계자와 대화를 통해서 해결했어야 했다. 감정적으로 일처리를 하면 안 된다. 양쪽이 대화가 전무한 상태에서 일이 이렇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한 “협회와 연맹 모두 비전을 제시하면서 발전된 방향으로 가야한다. 서로 계속 다투면 뭐가 되겠느냐”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K리거 없이 10명만 소집된 대표팀은 첫 훈련에서 골키퍼가 없어 슈팅 훈련을 하지 못했다. 패스 훈련과 5대5 미니게임을 하는 것으로 훈련을 마쳤다. 대표팀은 2일에도 반쪽 훈련을 해야 한다.
허 감독은 “훈련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 축구인 선배의 입장에서 선수들에게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미간을 찌푸렸다.
이와 관련, 연맹은 “대표팀 차출과 A매치 일정 문제는 협회와 조율을 해 해결국면에 접어든 상황이다. 대표팀의 반응에 대해 대응하지 않겠다는 게 연맹의 방침이다”고 밝혔다.
파주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파주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화보]호주와 평가전 앞두고 소집된 ‘허정무호’
[관련기사]‘클린 사커’ 최순호의 마이웨이… 잡지마! 차지마! 항의마!
[관련기사]파리아스-황선홍 “트로피는 나의 것”
[관련기사]코뼈골절 김남일 “월드컵 향한 내 의지 꼭 보여주고 싶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