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진, NBA ‘살아있는 전설’ 압둘자바에게 길을 묻다

  • 입력 2009년 9월 4일 02시 56분


○ 신체조건과 농구는?
큰키가 되레 毒 될수도
훈련 게을리 말아야

○ 마인드 컨트롤 어떻게…
챔프전 치르듯 훈련 집중
실전은 오히려 여유있게

“뭐든 다 물어보고 싶어요.”

미국프로농구(NBA)의 ‘살아있는 전설’ 카림 압둘자바(62)는 한국 농구의 대들보 하승진(24·KCC)에게도 ‘전설’이다. 하승진은 가장 존경하는 농구 선수로 2명을 꼽는다. ‘공룡 센터’ 샤킬 오닐(37·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과 압둘자바다. 하승진은 “압둘자바는 모든 면에서 완벽한 선수”라며 “농구 선수라면 누구나 그의 화려한 경력을 꿈꿀 것”이라고 말했다. 하승진이 ‘NBA 아시아 챌린지’에서 레전드팀의 코치 자격으로 2일 내한한 우상 압둘자바에게서 한 수 지도를 받았다. 서면으로 압둘자바에게 하고 싶은 얘기를 전했고, 선배는 후배에게 아낌없는 조언을 건넸다.

압둘자바와 하승진은 공통점이 있다. 바로 다른 선수를 압도하는 신체조건이다. 1960년대 후반부터 20여 년 동안 NBA 최고 센터로 군림한 압둘자바는 218cm의 큰 키와 긴 팔을 이용한 플레이로 상대를 제압했다. 하승진도 마찬가지다. 국내 최장신(221cm)인 하승진은 서 있기만 해도 다른 선수들에게 공포를 주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압둘자바는 “훌륭한 신체조건은 무기가 될 수 있지만, 쓰기에 따라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충고했다. 큰 키에만 안주해 훈련을 게을리 하면 반쪽 선수로 전락할 수 있다는 말이다.

선수 시절 꾸준히 활약을 펼친 압둘자바와 달리 하승진은 아직 기복이 심한 편이다. 하승진이 가장 궁금해한 부분은 마인드 컨트롤 방법이었다. 선배의 대답은 간단했다. “훈련 때는 챔피언 결정전에서 마지막 1초가 남은 상황을 떠올리며 집중해라. 대신 실전에선 훈련하듯이 여유를 가져라.”

하승진은 지난 시즌 낮은 자유투 성공률 때문에 고생했다. 반면 장신 센터로는 보기 드물게 높은 통산 자유투 성공률(72.1%)을 기록한 압둘자바는 “손목에 힘을 빼고 언제나 같은 자세로 던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압둘자바는 하승진에게 ‘만리장성’ 야오밍(29·휴스턴 로키츠)을 역할 모델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그는 “야오밍은 센터에게 필수 조건인 골대 밑에서의 기본기가 완벽에 가까운 선수”라며 “꾸준한 훈련을 통해 운동 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약점을 극복했다”고 평가했다. 하승진은 압둘자바와 5일 실제로 만난다. 압둘자바가 이끄는 NBA 레전드팀과 KBL 올스타팀의 경기에서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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