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광주구장의 분위기는 여전히 뜨거웠다. 신 해결사 김상현이 이날도 홈런을 2개나 쳤기 때문이다. 올해 13번째로 광주구장을 가득 메운 1만3400명의 팬은 김상현의 홈런으로 패배의 아쉬움을 달랬다.
김상현의 대포는 이날도 쉬지 않고 불을 뿜었다. 0-0이던 2회 선두 타자로 나온 김상현은 두산 선발 김선우의 낮은 커브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낮게 깔려 날아가던 타구는 쭉쭉 뻗더니 왼쪽 스탠드에 꽂혔다. 더그아웃에서 이 장면을 지켜보던 양 팀 선수들이 모두 깜짝 놀랄 정도로 빨랫줄 같은 타구였다.
1-5로 뒤진 7회에는 김선우의 3구째 몸쪽 높은 포크볼을 잡아당겨 왼쪽 관중석 상단에 떨어지는 125m짜리 대형 홈런을 쳤다. 시즌 33호와 34호 아치를 잇달아 그린 김상현은 팀 동료 최희섭(27개)과의 격차를 7개로 벌리며 홈런왕 굳히기에 들어갔다.
김선우는 김상현에게 홈런 2개를 맞은 걸 제외하곤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했다. 최고 시속 151km의 빠른 직구를 무기로 7과 3분의 2이닝 동안 안타는 5개밖에 맞지 않았고 추가 실점도 하지 않았다. 김선우는 이날 승리로 지난해 한국 무대에 복귀한 뒤 처음 10승 고지에 올랐다.
두산 타선은 0-1로 뒤진 4회 1번 타자 정수빈의 우익수 앞 안타를 시작으로 5개의 안타와 KIA 2루수 김선빈의 실책을 보태 4점을 뽑으며 전세를 역전시켰다. 두산은 5-3으로 앞선 8회말 2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으나 구원 투수 임태훈이 김상현을 2루수 뜬공으로 잡아내 승리를 지켰다. 3위 두산은 이날 경기가 없었던 2위 SK에 3경기 차로 다가섰다.
6위 히어로즈는 대전 경기에서 한화를 6-1로 꺾고 4위 롯데와의 승차를 1경기 차로 줄였다. 한편 이날까지 476경기에 총 526만692명의 관중이 입장해 지난해 관중 수(525만6332명)를 넘어섰다. 역대 최다 관중 2위 기록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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