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신이만 잘 막으면 돼요. ‘벌떼 수비’가 뭔지 한 번 보여드릴게요.”(인천도시개발공사 조치효)
“여러모로 본받을 선배죠. 승부를 떠나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선물하고 싶어요.”(두산 윤경신)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남자 핸드볼 스타인 윤경신(36)과 조치효(39). 실업 최강을 가리는 핸드볼 슈퍼리그에서 맞붙는 두 선수가 4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명승부를 다짐했다. 두산과 인천도시개발공사는 7일과 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챔피언 결정전을 갖는다.
두 선수는 모두 한국보다 유럽에서 더 유명한 월드스타다. 1994년 스위스리그에 진출한 조치효는 12시즌 동안 뛰며 소속팀을 8번이나 정상에 올려놓았다. 2007년부터 올해까지는 최고 무대인 독일 분데스리가 바링겐에서 뛰다 지난달 고국으로 돌아왔다.
윤경신은 분데스리가의 전설 같은 존재다. 경희대 졸업 후 독일로 날아가 13시즌 동안 뛰며 2907골을 넣었다. 최우수선수(MVP) 2차례, 득점왕 7차례를 비롯해 국제핸드볼연맹(IHF) 올해의 선수(2001년), 유럽컵 최우수선수와 득점왕(2007년)에 올랐다. 윤경신은 지난해부터 두산에서 뛰고 있다. 독일 무대에서 둘은 네 번 맞붙었는데 윤경신이 소속된 함부르크가 모두 이겼다.
사석에서는 형제처럼 지내는 둘은 모두 장신에 왼손잡이 거포라는 공통점이 있다. 조치효는 194cm, 윤경신은 203cm다. 지난달 19일 5차 대회에서 맞붙었을 때 윤경신은 9골, 조치효는 7골을 넣었다. 결과는 두산의 26-24 승리. 조치효는 “우리 팀은 두산에 이번 시즌 들어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1무 4패). 결승전에서는 이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두 팀의 대결은 수비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인천도시개발공사는 수비가 워낙 탄탄한 팀이고, 장신 선수가 많은 두산은 상대의 중거리 슛을 막는 데 유리하다.
여자부에서는 ‘우생순’ 신화를 일군 임영철 감독이 이끄는 벽산건설과 루마니아리그에서 뛰던 우선희가 합류한 삼척시청이 최고를 가린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