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포커스] “지루한 타고투저, 변화가 필요해”

  • 입력 2009년 9월 5일 08시 38분


마운드 낮고 스트라이크존 좁아 - 김시진 감독 “투수들이 못 견뎌”

히어로즈 김시진 감독은 치열한 4위 다툼의 와중에도 평상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다. 4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도 “웃어야 복이 들어온다. 찡그리고 있으면 들어올 복도 나간다”며 애써 전날의 뼈아픈 역전패 사실을 외면했다.

그러나 “시즌 내내 투수가 딜레마”라고 말하는 표정에서는 전날 경기 8회 투수진이 4사구 4개를 남발하며 역전을 허용한 데 따른 아쉬움이 묻어났다.

자연스레 김 감독의 이야기는 올 시즌 각 팀이 겪고 있는 마운드 불안으로 옮겨갔다. 수년째 거역할 수 없는 트렌드가 되어버린 ‘타고투저’ 현상이다.

그는 “도하 참사의 여파로 국내프로야구는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마운드 높이는 낮고, 공은 크고, 스트라이크존은 좁다. 이래서는 투수들이 견뎌낼 재간이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기대했던 금메달은 커녕 3위에 그친 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화들짝 놀라 경기력 강화라는 명분으로 내놓은 대책이 적어도 투수쪽에는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감독은 또 “메이저리그는 우리보다 마운드가 3인치(7.62cm) 높다. 게다가 바깥쪽 스트라이크도 잘 잡아준다. 당연히 투수가 편하게 던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올 3월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는 전원 메이저리그 심판들이 배정됐는데 덕분에 한국 투수들은 국내에서보다 더 효과적인 투구를 할 수 있었다.

김 감독은 “타고투저로 대량득점 경기가 늘어나다보면 자칫 지루한 게임들도 양산돼 프로야구의 흥미가 반감될 수도 있다”며 “이번 시즌이 끝나면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전 |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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