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현진-조정훈 올 최고 닥터K 경쟁
한화 류현진이 2006년 데뷔 초부터 ‘괴물’ 소리를 들은 데에는 기라성 같은 선배 타자들을 쉴 새 없이 삼진으로 돌려세웠기 때문. 2006, 2007년 연속 탈삼진왕에 오른 그는 지난해 SK 김광현에게 왕좌를 내줬다. 올해 그는 프로 4년 만에 3번째 탈삼진왕에 도전한다. 7일 현재 165개로 선두인 그는 롯데 조정훈(155개)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 중이다.
‘뉴 닥터 K’로 떠오른 조정훈은 생애 첫 탈삼진왕 등극을 노린다. 시즌 초반 류현진과 경쟁했던 김광현 고효준(SK) 등은 부상과 보직 변동 등으로 경쟁에서 이탈했지만 조정훈은 꾸준히 삼진 개수를 쌓아왔다. 그는 리그 최고라고 평가받는 포크볼로 타자들을 요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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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과 조정훈의 닥터 K 경쟁은 시즌이 끝나 봐야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류현진이 조금 유리하다. 한화는 13경기, 롯데는 9경기가 남아 있어 류현진이 1경기 정도 더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순위 경쟁에서 자유로운 한화는 류현진의 탈삼진왕 등극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류현진은 선발은 물론 중간 계투로도 나서 조정훈과의 격차를 벌릴 계획이다. 류현진이 1경기에서 10개 이상의 삼진을 뽑는 ‘삼진 쇼’를 두 번 정도 보여준다면 200개 이상도 가능하다. 그는 2006년에 탈삼진 204개로 5년 만에 200K 탈삼진왕의 주인공이 된 바 있다.
○ 역대 최고는 선동렬! 진정한 닥터 K는 오승환?
류현진이 올해 탈삼진 1위를 차지한다면 통산 세 번째 탈삼진왕에 오르게 된다. 역대 두 번째에 해당하는 기록. 가장 많이 탈삼진왕을 차지한 선수는 국보급 투수로 불린 선동렬 삼성 감독이다. 선 감독은 해태(현 KIA) 시절인 1986년, 1988∼91년 탈삼진왕을 차지했다. 역대 최다 탈삼진 개수는 1984년 최동원(당시 롯데)이 기록한 223개.
탈삼진 개수 못지않게 의미 있는 것이 ‘이닝당 탈삼진’이다. 마무리 투수는 많이 던지고 싶어도 투구 이닝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닝당 탈삼진’ 1인자는 삼성 마무리 오승환이다. 고효준과 브래드 토마스(한화)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오승환은 올 시즌 31과 3분의 2이닝에서 51개의 삼진을 잡아 이닝당 1.61개의 경이적인 탈삼진율을 기록했다.
오승환은 지난 시즌(0.88개)을 제외하고 2005년(1.16개) 2006년(1.37개) 2007년(1.07개) 3년 연속 이닝당 탈삼진 1개를 넘겼다. 오승환이 최고 마무리로 자리 매김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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