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현실상 외국인 선수 영입은 실효가 없습니다.”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 감독(39)은 ‘육상 발전을 위해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자’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 한마디로 정리했다. 그는 “특히 2년 뒤 열리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데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황 감독은 “결국 외국인 선수 영입은 그나마 국제 경쟁력이 있는 마라톤에 국한될 것 같은데 국내에서는 팀별로 훈련하기 때문에 대표팀 합숙훈련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실업팀이 자체 영입을 해야 하는데 요즘 국내 선수 데려오기도 힘든데 외국인 선수까지 영입할 팀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외국 선수의 귀화에 대해선 “국내에서 성장 과정을 거치지 않은 외국인 선수가 태극마크 달고 우승했을 때 국민들이 인정하겠느냐. 그나마 있는 한국 선수들의 싹을 자를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한때 탄자니아 선수를 영입해 훈련 파트너로 썼던 오인환 삼성전자 육상단 감독(50)은 “다문화 시대에 장기적으로는 외국인 선수가 국내에서 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훈련 파트너 형식으로 영입해도 현재 우리 선수 중에는 따라갈 능력이 있는 선수가 없다”고 말했다.
서상택 대한육상경기연맹 총무이사는 “2년 뒤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하는 연맹으로서는 외국 선수를 영입하는 것도 하나의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각계 의견을 종합한 결과 2년 뒤 결실을 보기는 힘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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