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가족적인 분위기를 자랑하는 강원FC. ‘신생팀’의 한계를 극복하고, 올 시즌 선전을 거듭 중인 강원은 용병 농사까지도 성공적인 것 같다. 최근 새로 뽑은 크로아티아 수비수 스티페 라피치(26·사진)의 놀라운 적응력 때문이다.
모국과 네덜란드 리그를 거쳐 K리그를 밟은 라피치는 입단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젓가락질은 물론, 김치와 된장찌개 등 한국 음식에 거의 적응했다. 심지어 쉬운 한국말을 곧잘 사용해 구단 식구들을 깜짝 놀라게 한다고.
그러나 아직도 익숙치 않은 ‘한국적 문화’가 있다. 라피치는 구단에서 제공한 차량을 타고 강릉 시내 대형 쇼핑몰을 찾아가는 취미가 생겼는데, 그곳에서 만난 한 어린이 팬이 자신을 알아보자 고마움의 뜻에서 사인과 함께 아이스크림을 사줬다. 그런데 그 어린이의 아버지가 강원 홈페이지에 “고맙다”란 감사의 메시지를 남겼고, 이에 라피치는 “유럽에선 당연한 일인데, 한국은 유독 ‘정(情)’이 넘치는 것 같다”며 오히려 고마워했단다.
뿐만 아니다. 내년 초 결혼 예정인 여자친구와 라피치가 함께 사는 아파트에 집들이를 했을 때, 구단 직원들이 선물로 들고 온 케이크를 본 여자친구가 부엌칼로 잘랐단다. 직원들이 깜짝 놀라 “케이크 박스에 플라스틱 칼이 있는데 왜 식칼로 자르냐”고 묻자 라피치가 “그런 것도 공짜로 포함됐냐”며 머리를 긁적였다는 후문.
강원 관계자는 “라피치는 자신보다 4개월 먼저 입단한 브라질 출신 까이용에게 이것저것 조언할 정도로 문화 적응이 빠르다. 어학 습득은 물론, 항상 먼저 다가가려는 그의 모습에 동료들도 좋아 한다”고 밝게 웃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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