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은 없어…金 박탈 위기
호주 데일리 텔레그라프 인터넷판은 10일, 2009베를린세계육상선수권 여자800m 금메달리스트 카스터 세메냐(18·사진·남아프리카공화국)가 남녀의 성적 특성을 모두 지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세메냐는 남성적인 외모와 저음의 목소리 때문에 성 정체성 논란을 몰고 왔고,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남아공육상연맹에 성 판별검사를 요청했다.
IAAF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세메냐는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을 생성하는 고환을 갖고 있고, 자궁과 난소가 없다. 이미 세메냐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일반 여성에 비해 3배나 많다는 메디컬 검사결과는 공개된 바 있다. 세메냐가 양성자(兩性者)로 알려짐에 따라 IAAF는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박탈하고, 향후 경기 출전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양성 선수들] 발라시비치 시초격…순다라얀 대표적
양성자는 몸에 여성 염색체인 XX와 남성 염색체인 XY를 모두 갖고 있거나 염색체 변형으로 여성과 남성 생식기 둘 모두를 갖고 태어난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여자 800m은메달리스트 산티 순다라얀(인도)은 염색체 이상으로 메달을 박탈당했고, 충격으로 자살기도까지 시도했다. 1932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 100m 금메달리스트 스탈리슬라바 발라시비치(폴란드)는 1980년 클리블랜드의 한 쇼핑센터에서 발생한 총격사건 현장에 있다가 총에 맞아 숨진 뒤 부검과정에서 양성자로 드러나 세상을 놀라게 한 바 있다. 양성자에서 수술을 통해 완전한 여성으로 다시 태어난 경우도 있다. 브라질의 유도 선수인 에디낸시 실바는 양성자였지만, 고환을 제거한 뒤 1996, 2000, 2004, 2008년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에 여자 선수로 출전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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