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수첩] ‘끝내기 한방’… 이것이 진정한 클러치히터

  • 입력 2009년 9월 18일 0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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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서 찬스에 강하다는 클러치히트를 구분하는 기준은 단순하지 않다. 누상에 주자를 뒀을 때, 투아웃 이후 적시타를 날렸을 때, 플레이오프같은 큰 경기에서 홈런이나 적시타를 터뜨렸을 때 클러치히트의 기준이 된다. 팬들에게는 오히려 큰 경기에서 홈런을 날린 선수가 오랫동안 클러치히터로 남게 된다. 한대화 삼성코치가 국내 프로야구에서 대표적인 클러치히터로 꼽힌 것도 인상적인 3점홈런을 수차례 날렸기 때문이다. SK의 박재홍도 국내에서는 손가락에 꼽히는 클러치히터다. 예전에는 결승타점을 많이 올린 타자에게 클러치히터라는 훈장이 따라 다녔다. 그러나 요즘에는 결승타점이라는 게 유명무실해졌다. 10-0으로 이긴 상황에서 첫번째 타점이 결승타점이 되기에 큰 의미가 없어졌다.

실제 클러치히터의 절대적인 기준은 끝내기안타다. 한 수 더 평가받는 게 끝내기홈런이다. 홈팀의 9회말 혹은 연장 승부에서 경기를 끝내는 안타다. 매우 극적인 장면이다. 미국에서는 걸어서 나간다는 뜻으로 Walk-off hit, Walk-off homerun이라고 한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데이비드 오티스가 클러치히터로 평가받는 이유도 현역 선수로는 가장 많은 ‘워크오프 홈런’10개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뉴욕 양키스의 알렉스 로드리게스도 통산 9차례 끝내기홈런을 날렸으나 클러치히터라는 평가를 받지 못한다. 가을축제에서 약해서 그렇다. 메이저리그 사상 역대 최다 끝내기홈런의 주인공은 프랭크 로빈슨, 미키 맨틀, 지미 폭스, 스탠 뮤지얼, 베이브 루스 등으로 12개다. 메이저리그의 유일한 양대 MVP의 주인공 로빈슨은 끝내기홈런을 포함해 끝내기안타를 무려 26개나 때려 명실상부한 클러치히터로 평가받는다.

올해 메이저리그 최고의 클러치히터는 LA 다저스의 우익수 안드레 이디어다. 16일(한국시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서 연장 13회 끝내기 투런홈런을 날렸다. 올해에만 시즌 최다 6차례 끝내기안타에 끝내기홈런은 4번이나 작성했다. 이디어는 2008시즌부터 채 2년도 안된 사이에 9차례 끝내기안타를 터뜨려 메이저리그 최고의 클러치히터로 자리매김했다.

시애틀 매리너스 이치로 스즈키가 9년 연속 200안타를 기록했지만 끝내기안타는 딱 한차례 작성했다. 경력이 짧은 클리블랜드의 추신수도 한차례 ‘워크오프 히트’가 있다.

LA|문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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