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5월. 한일월드컵 축구대회를 앞두고 한 일본 매체에는 다음과 같은 기사가 보도된 적이 있다.
제목은 '강력한 우승 후보, 프랑스 축구대표팀에게 있어서 가장 위협적인 최대의 적은?'이었고 내용은 1998년 프랑스월드컵 우승에 이어 한일월드컵의 우승후보 1순위로 꼽히는 프랑스대표팀이 대회 2연패에 실패한다면 '최대의 적은 여자'일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기사에 따르면 월드컵 우승 이후 영웅이 된 프랑스 축구 대표 선수들에게 파리의 사교계에서 이름께나 알려진 모델, 여배우 등이 급속히 접근했고 여러 가지 스캔들이 터져 나왔다는 것. 이 때문인지 공처가로 소문난 '프랑스대표팀의 사령관' 지네딘 지단은 부인과 한바탕 싸움을 벌였고 환갑을 넘긴 대표팀 감독 로제 르메르도 2000년 알게 된 여성과 재혼, 아이가 태어난 것으로 알려지는 등 대표팀 내부가 어수선하다고 했다.
여자 문제를 일으킨 선수가 다수 뛰고 있는 프랑스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이 분석은 프랑스가 1무2패라는 참혹한 성적으로 A조 최하위를 차지하며 탈락했을 때 딱 맞아 떨어졌다.
미국에는 이런 격언이 있다. "모든 성공한 남자 뒤에는 훌륭한 여자가 있다(Behind every successful man is a good woman)"라는.
스포츠 계에서 선수로 지도자로 성공한 스타플레이어들을 보면 이 말이 실감난다. 사생활 침해가 될까봐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필자가 만났던 성공한 운동선수나 지도자들을 보면 그렇다.
이들의 부인들을 만나 얘기를 나눠보면 "아 정말 대단하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주부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매니저, 에이전트, 심리 치료사 등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 낸다. 종목에 대해 남편보다 훤히 꿰뚫고 있는 전문가도 많고 담당 기자들과 연락을 취하며 '홍보 담당'을 자임하는 경우도 있다.
필자가 신참 기자 시절, 새로 맡은 종목에 대해 잘 모르고 헤매다가 한 지도자 부인의 친절한 강의(?)를 듣고 나서 겨우 윤곽을 파악한 적도 있다. 물론 여자 운동선수에게는 반대의 논리가 적용될 수 있다. '모든 성공한 여자 뒤에는 훌륭한 남자가 있다'는….
유독 기혼 선수가 많은 여자 프로농구의 경우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까지 총동원돼 뒷바라지를 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역시 뒷받침의 근간은 남편. 여자프로농구 선수들의 남편들은 묵묵히 자신의 직업에 충실하면서도 부인이 마음 놓고 코트를 누빌 수 있도록 배려를 아끼지 않는 '돌쇠형'이 많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얼굴의 여드름 자국까지 멋져 보이는 그는 1981년 2월 25일 서울 출생이다. 이제 30세를 바라보는 박지성도 하루빨리 훌륭한 여성을 만나 더 뛰어난 활약을 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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