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메이저 퀸’ 등극 이정은 “엄마 고마워”

  • 입력 2009년 9월 19일 08시 57분


편찮으신 아빠 대신 캐디 나선 엄마 “찰떡호흡에 좋은 결과까지…기뻐요”

이정은(21·김영주골프)이 한국여자골프(KLPGA) 투어 신세계 KLPGA선수권(총상금 5억원) 3라운드에서 역대 최소타 기록을 갈아 치우며 시즌 2승째를 신고했다.

이정은은 17일 경기도 여주 자유골프장(파72·6404야드)에서 열린 최종일 경기에서 보기는 1개로 막고 버디 7개를 뽑아내 6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합계 18언더파 198타로 서희경(23·하이트)을 2타 차로 꺾고 우승했다. 18언더파 198타는 KLPGA 역대 54홀 최소타 신기록이다. 1995년 박세리(32)부터 2007년 신지애(21·미래에셋) 등 5명의 선수가 가지고 있는 16언더파 200타를 2타 경신했다. 또 지난 6일 안선주(22·하이마트)가 KB국민은행 스타투어 2차 대회에서 세운 최다 언더파(17언더파) 기록도 깨뜨렸다.

신기록 달성의 뒤에는 어머니의 공이 컸다. 어머니 추영숙(49) 씨가 딸의 뒷바라지를 위해 캐디로 나선 것. 지난해까지는 아버지 이도성(55) 씨가 캐디를 했지만 건강 악화로 이번 시즌부터는 추 씨가 백을 메기 시작했다. 이정은은 “대회에 출전하면서 아버지와는 몇 번 싸우기도 했는데 어머니와는 호흡이 잘 맞아 우승도 한 것 같다”고 찰떡궁합임을 밝혔다.

털털한 성격의 소유자로 잘 알려진 이정은은 “위로 언니 둘이 있고 막내 남동생이 있는데 나는 성격이 남자 같아서 크게 긴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희경을 상대로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우승컵을 지킬 수 있었던 이유도 털털한 성격 덕이다.

이정은의 이름 뒤에는 숫자 ‘5’가 따라다닌다. KLPGA 선수 중 ‘이정은’이라는 이름을 쓰는 선수가 무려 5명이다. 가장 늦게 입회해 다섯 번째 등록 선수라는 뜻이다.

지난 4월 김영주골프여자오픈 우승에 이어 시즌 2승째를 따낸 이정은은 우승상금 1억원을 받아 이보미(21·하이마트)를 100여만 원 차로 밀어내고 시즌 상금 순위 4위(1억8816만원)로 뛰어올랐다. 또 사흘 내내 한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는 ‘와이어투와이어’ 우승 기록을 세우면서 주최 측에서 제공하는 1000만원의 상품권도 손에 넣었다.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이정은은 2·3·4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성공시키며 쉽게 우승컵을 차지하는 듯 했다. 그러나 8번홀(파3)에서 터진 보기에 뒤쫓아 오던 서희경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하며 불안했다.

살얼음 승부는 12번홀에서 갈렸다. 11 번홀(파5)에 이어 연속 버디를 솎아내 2타 차로 간격을 벌렸다. 17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해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추격전을 펼치던 서희경은 후반 8개 홀을 파에 그치면서 역전에 실패했다.

심현화(20)와 편애리(19·하이마트)가 12언더파 204타로 공동 3위에 올랐고, 신인왕 경쟁을 펼치고 있는 안신애(19·푸마골프)와 안선주, 조윤희(27)가 공동 5위(11언더파 205)로 경기를 마쳤다.

상금랭킹 1위 유소연(19·하이마트)은 이날 1타도 줄이지 못하면서 최종합계 6언더파 210타로 공동 23위에 그쳤지만 순위에는 변동이 없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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