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나연이 정상급 선수들만 출전한 LPGA 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랐다. 최나연은 2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토리파인스 남코스(파72.6천721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기록,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2위 미야자토 아이(일본)와는 1타차. 대회 우승을 차지한 최나연은 25만 달러의 우승 상금을 받았다.
2009시즌에도 LPGA 투어를 이끌고 있는 한국낭자들은 최나연의 우승으로 시즌 9번째 우승을 합작하게 됐다.
그동안 유독 타이틀과 인연을 맺지 못했던 최나연은 이번 우승으로 ‘무관 징크스’를 한 번에 깨뜨리게 됐다. 최나연은 지난해 사이베이스 클래식과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뒷심 부족으로 준우승에 그친 바 있으며, 신인왕 타이틀에서도 청야니(대만)에게 막판에 밀려 눈물을 흘렸다. 이번 시즌에도 몇 차례 우승 기회가 있었으나 3, 4라운드에 샷이 흔들려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이날도 우승으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3라운드까지 2타를 앞선 선두였던 최나연은 2, 4번홀(이상 파4)에서 버디퍼트를 성공시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6번홀(파5)에서는 짜릿한 이글을 기록해 공동 2위 그룹에 7타를 앞서며 멀찌감치 달아났다.
하지만 후반 나인에 들어서면서 최나연은 집중력을 잃기 시작했다. 가까운 거리에서의 퍼트를 놓치더니 페어웨이 적중률과 아이언샷의 정확성도 떨어졌다. 9번홀(파5)부터 11번홀(파3)까지 3연속 보기. 반면 2위를 달리던 신지애(21.미래에셋)와 미야자토가 잇달아 버디를 잡아내면서 순식간에 격차는 1타로 줄었다.
악몽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미야자토가 16번홀(파3)에서 다시 버디를 추가하는 사이 최나연은 15번홀(파4)에서 또다시 파를 놓쳐 선두를 내주는 최악의 상황이 펼쳐졌다. 다시 한 번 최나연의 뒷심 부족이 노출되면서 우승과 거리가 멀어지는 듯했다.
그렇지만 승리의 신은 최나연을 외면하지 않았다. 우승을 눈앞에 뒀던 미야자토가 18번홀(파5) 두번째샷을 물에 빠뜨린 것. 미야자토의 결정적인 실수로 공동선두가 된 최나연은 마지막 18번홀에서 1.5m거리의 버디 퍼트를 침착하게 성공시켜 감격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2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렸던 신지애는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로 단독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아쉽게 시즌 4승에는 실패했으나 올해의 선수, 신인왕, 상금랭킹(160만5천달러) 등 타이틀에는 한 걸음 더 다가섰다.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와 디펜딩챔피언 폴라 크리머(미국)는 9언더파 279타로 공동 4위를 기록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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