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의 스포츠 클럽] ‘스몰구장’의 장벽 걷어내자

  • 입력 2009년 9월 21일 0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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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스탠드의 열기가 뜨겁다. 그러나 전체 관중 수 신기록이나 구단별 관중 수 신기록은 많은 사람들을 착각 속으로 몰아넣을 수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

500만 관중을 돌파했던 1995년 이후 내리막을 걸었던 경험, 축구가 월드컵 4강 이후 관중 감소를 보여준 사례는 최다 관중의 흥분 속에 근본적인 문제점이 잊혀지거나 흐려질 수 있고 기반을 쌓아야 할 투자를 간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야구계는 긴장의 끈을 늦춰서는 안 된다.

뜨거운 야구붐에 일부 팬들은 잘못알고 프로구단들이 흑자가 아니냐고 묻는 사람도 꽤 많다. 지난해부터 증가된 관중 수는 스포츠 케이블 방송 4사가 좋은 장면을 많이 선사했고, 구단들의 적극적인 마케팅과 최근엔 KBO의 아이디어로 피켓 콘테스트까지 등장하면서 시청자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물론 가장 큰 요인은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WBC 준우승 여파다.

롯데는 국내 스포츠계에선 이루기 힘들었던 평균 관중 2만명을 돌파하면서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고 기아, SK, 두산 역시 팀 최다 관중으로 고무 되어있다.

반면 메이저리그는 18일 현재 2만명이 안 되는 구단은 3팀(피츠버그, 플로리다, 오클랜드)뿐이다. 선두권인 LA다저스와 뉴욕 양키즈는 4만 6천여 명이다. 역사와 구장규모를 감안하면 롯데의 평균 2만 관중 돌파는 대단한 일이다.

그러나 국내 프로야구는 관중 수나 수입 면에서는 불균형, 불공정 게임이다.

3만명 수용구장과 1만명 수용의 차이가 있고 전 경기가 만원사례를 이뤄도 흑자는 있을 수 없다. 규모가 작은 야구장과 야구장 운영권이 구단에 없음도 큰 장애요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의 해결 움직임은 아직도 보이지 않는다.

롯데의 평균 2만 관중 돌파는 기아, 삼성, 한화, 히어로즈에게 절대 있을 수 없다. 관중 수용능력이 기껏 1만여 명 남짓이기 때문이다.

3만 관중석에 비해 1만 관중석 구단이 받고 있는 억울함은 어디에 호소할 길조차 없다. 태생적 환경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구단들의 적자운영 장벽은 걷어내기 힘든 38선 철조망처럼 느껴진다.

스포츠 산업으로서 구조적 모순과 불균형, 불공정 게임은 프로야구의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다.

정부, 지자체가 해결해야 할 문제점에 관심과 적극성을 띄지 않는 한 불균형, 불공정 게임은 계속되고 팬들의 불편한 관전은 계속된다.

언제까지 국제대회를 유치해야만 새로운 구장이 지어지고, 아주 오래된 야구장에서 여성 팬들이 화장실 앞에서 줄을 길게 늘어서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지 정책 당국과 지자체에 묻고 싶다. 관중 신기록 분위기 속에 묻혀 투자에 소홀하거나 근본적 문제점을 지나쳐서는 안 된다.

야구해설가

오랜 선수생활을 거치면서 감독, 코치, 해설 생활로 야구와 함께살아가는 것을 즐긴다. 전 국민의 스포츠 생활화를 늘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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