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나연 “선두를 내주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

  • 입력 2009년 9월 21일 14시 47분


"선두를 내줬을 거라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 생애 첫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우승을 따낸 최나연(22. SK텔레콤)이 극적인 역전 우승의 기쁨을 마음껏 표했다.

최나연은 2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토리파인스GC(파72, 6721야드)에서 막 내린 LPGA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우승했다.

지난해 조건부 출전권을 얻어 LPGA투어에 뛰어들었던 최나연은 2년간 무려 17번이나 ´톱 10´에 오르는 꾸준한 경기를 펼친 끝에 감격의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특히, 삼성월드챔피언십이 LPGA투어에서 상위 20명을 추려 경기한 대회였다는 점에서 최나연의 우승은 더욱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생애 첫 LPGA투어 우승을 따낸 최나연은 "우승을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후반라운드에서 경기를 하면서 예전처럼 또 다시 우승을 못하겠다고 생각했다"며 "지금 이 느낌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전반라운드까지만 해도 승승장구 했던 최나연의 무난한 우승이 예상됐지만, 후반라운드 들어 갑작스레 무너지면서 경기 막판에는 미야자토 아이(24. 일본)에게 굳게 지켰던 선두자리마저 내줘 지난 2년간 고질적이었던 뒷심부족을 절감하는 듯 했다.

이에 최나연은 "후반라운드 들어 내 스스로에게 긍정적인 생각을 하자고 이야기했다"며 "내가 할 수 있는 한 공격적으로 경기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최종라운드 초반에 경기가 잘 됐을 때는 찬스가 왔을 때마다 스코어보드를 확인했지만 11번 홀에서 보기를 범한 뒤부터 스코어보드를 보지 않았다. 심지어 위닝스코어도 캐디에게 물어봤다"는 최나연은 "17번 홀에서 퍼트할 때까지는 내가 선두인 줄 알았다. 경기를 잘 못하고 있다는 생각은 했지만 선두 자리를 내줬을 거라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고 고백했다.

전반라운드에 7타까지 앞서고도 역전을 허용한 최나연은 "9번 홀에서 짧은 퍼트를 놓치고 보기를 범한 뒤 내 자신에게 괜찮다고 이야기 했는데 10번과 11번 홀에서 또 보기를 범하고 흔들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선 조에서 경기한 미야자토의 실수를 발판 삼아 공동선두로 올라선 최나연은 마지막 18번 홀에서 승부수를 던졌다.

193야드를 남기고 세컨샷을 한 최나연은 "(세컨샷을) 치기 전에 버디를 잡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공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는 않았지만 다행스럽게도 물에 빠지지 않았다. 마지막 퍼트를 앞두고는 너무나 떨렸다"고 말했다.

후반라운드에서 경기 중 신지애(21. 미래에셋)와 자주 이야기를 했던 최나연은 "오늘 경기에서 지애가 정말 많은 도움을 뒀다. 지애와의 대화를 통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지애가 18번 홀에서 미야자토의 공이 워터해저드에 빠진 것을 보고 이야기 해주기도 했다"며 우승의 영광을 동료와 함께 나눴다.

한편, "15번 홀에서 티샷을 앞두고 경기운영위원이 다가와 빠른 경기 운영을 촉구했었다"고 밝힌 최나연은 "하지만 그들은 어떠한 방해도 되지 않았다"며 승자의 여유를 보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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