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두게임만을 남겨 놓은 상태에서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향한 ‘매직넘버 1’을 마크하고 있는 1위 KIA는 24일 히어로즈와의 군산경기 전까지 게임이 없다. 최근 5연승을 거두며 2위 SK에 2경기차로 앞서 있는 KIA 선수단은 21일 모처럼 편안하게 휴식을 취했고, 22일부터 다시 훈련을 재개한다.
12년만의 페넌트레이스 1위라 적잖은 의미 부여를 할 수 있는 게 사실. 그러나 22일부터 이틀간 문학에서 삼성을 상대하는 SK 성적에 따라 ‘맥 빠진 우승’이 될 수 있다. SK가 삼성에 한번이라도 패한다면 곧바로 자력 우승이 아닌 ‘타력(?) 우승’이 되기 때문이다.
3년 전 삼성의 페넌트레이스 1위 확정 때도 이와 같은 일이 벌어졌다. 단일시즌을 도입한 1989년 이후, ‘타력 우승’이 있었던 건 1991년 이후 이때가 두 번째였다. 2006년 9월 29일, 게임이 없어 휴식을 취했던 삼성은 이날 2위 현대가 3위 한화에 덜미가 잡히면서 ‘손 안들이고 코 푼’ 듯 1위를 확정한 바 있다. 세게임을 남겨 두고 있던 당시 삼성은 특별한 세리머니 없이 시즌 최종전에서 현수막을 내걸고 조촐한 행사를 하는데 그쳤다.
KIA 역시 이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3년전 삼성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훈련을 끝내고 이미 귀가해 쉬고 있는 선수들을 불러낼 수도 없고, 특히 잔칫날 팬 없이 행사를 할 수도 없기 때문. 가능성은 적지만, 잔여경기에서 ‘SK 전승·KIA 전패’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한다면 한국시리즈 직행 꿈이 멀어질 수도 있어 더 조심스럽다.
12년만의 경사, ‘폼나게 해 보고 싶은 욕심’을 갖고 있지만 KIA 한 관계자가 “뭐든 순리대로 가는 게 제일 좋지 않겠느냐”고 말하는 것도 그래서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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