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등판 전 선수로서 마지막 애국가가 나왔는데 무슨 생각이 들었나.
“평소에는 마운드에서 항상 오늘 게임을 어떻게 풀어갈지 생각했는데 오늘은 그냥 ‘아∼, 이게 선수로서 마지막이구나’하는 생각에 감회가 남달랐다. 그런데 안타를 맞아 가지고(웃음). 예전이라면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타구였는데 역시 나이는 속이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러나 결과가 중요한 게 아니라 타자를 상대로 마지막으로 공을 던졌다는 게 더 의미 있다.”
-볼 배합에 대해서는 직접 사인을 냈나.
“지금까지 포수 감각을 믿고 던져왔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투스트라이크 이후 포수 이도형이 삼진 욕심이 있었는지 마지막 공을 체인지업으로 요구했다.”
-은퇴식 중에 가장 울컥했던 순간은
“오늘 나와 주신 분 중에 초등학교 4학년 때 야구의 길로 이끌어주신 조중협 은사께서 나오실 때였다. 조중협 은사님은 나에게 야구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김인식 감독님 밑에서 선수생활을 접었다. 프로야구 시작 때 김영덕 감독님에게 많은 가르침을 받았고, 강병철 이희수 이광환 감독님, 그리고 선수생활을 함께 하기도 한 유승안 감독님 모두 고마웠다.”
-은퇴에 대해 후회는 없나.
“이렇게 은퇴경기를 하는 선수가 많지 않다. 사실 우는지, 울지 않는지를 놓고 경기 전 정민철과 내기를 하기도 했다. 울컥하는 순간은 있었지만 울지 않으려고 했다. 울지 않고 웃으면서 퇴장하고 싶었다.”
-팬들에게 마지막 한마디.
“21년 동안 사랑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팬들이 없으면 선수도 없다. 여기까지 온 것도 내가 열심히 한 것도 있겠지만 팬들의 응원 목소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루하루 소홀할 수 없었다. 너무 많은 분들이 축하해줘 고맙다. 나는 너무 운이 좋은 놈이다. 평생 잊지 못할 은퇴식인 것 같다.”
대전|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사진 | 200909240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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