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세 아줌마’ 다테의 반란

  • 입력 2009년 9월 26일 02시 56분


39세 노장 다테 기미코가 한솔코리아오픈 단식 8강에서 다니엘라 한투호바에게 강서브를 넣고 있다. 연합뉴스
39세 노장 다테 기미코가 한솔코리아오픈 단식 8강에서 다니엘라 한투호바에게 강서브를 넣고 있다. 연합뉴스
톱시드 한투호바 격파
한솔오픈 단식 4강에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와 코트를 떠나 있었던 12년간의 공백…. 테니스 선수로는 핸디캡 투성이인 그가 세월을 거스르며 거센 이변을 일으켰다. 1996년 은퇴 후 지난해 복귀한 다테 기미코(39·일본)가 그 주인공이었다.

세계 랭킹 155위 다테는 25일 서울 올림픽코트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한솔코리아오픈 단식 8강전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인 세계 24위의 톱시드 다니엘라 한투호바(25·슬로바키아)를 꺾고 4강에 오르는 노장 투혼을 과시했다. 2시간 43분의 풀 세트 접전 끝에 2-1(7-6, 4-6, 6-4)로 이긴 뒤 해가 지도록 자리를 지킨 한국 팬들의 기립 박수에 라켓을 흔들며 환한 미소를 건넸다.

다테는 자신보다 15세나 어리고 키는 18cm나 큰 181cm의 장신 한투호바를 맞아 낮게 깔리면서 좌우 코너를 찌르는 스트로크를 앞세워 집요하게 공략했다. 다테는 한때 세계 4위까지 오르며 WTA투어 통산 7승을 거둔 아시아 테니스의 전설. 은퇴 후 카레이서 출신 남편 미하엘 크럼(독일)과 결혼한 그는 “힘들긴 해도 도전을 즐기고 있다. 한투호바의 팔과 다리가 길기 때문에 몸쪽 공략을 시도한 게 먹혀들었다”며 기뻐했다.

다테는 대회 첫 2연패를 노리는 세계 54위 마리야 키릴렌코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키릴렌코는 상대 전적에서 3전 전패로 열세였던 베라 두셰비나(러시아·세계 50위)를 2-0(7-5, 7-6)으로 눌렀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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