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3위가 결정돼 충분히 준비했다. 화끈한 경기를 하겠다.”(김경문 두산 감독)
“힘든 승부 끝에 4위를 확정지은 만큼 선수들의 자세가 잘돼 있다.”(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
준플레이오프를 하루 앞두고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두 팀 감독은 승리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였다. 두 팀이 포스트시즌에서 만난 것은 1995년 한국시리즈에 이어 두 번째. 그해에는 두산의 전신인 OB가 롯데를 4승 3패로 꺾고 우승했다. 올해 정규시즌에서는 롯데가 두산에 10승 9패로 간발의 우위를 보였다.
○ “지난해 생각만 하면…”
이날 미디어데이에서 가장 자주 나왔던 단어는 바로 ‘지난해’였다. 두산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SK에 첫 경기를 잡고도 4경기를 내리 내줘 준우승에 그쳤다. 롯데는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내리 세 판을 져 탈락했다.
두산 김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 5년째이던 지난해 우승을 했어야 했다. 야구 감독으로서 마지막 소원인 한국시리즈 우승을 꼭 하고 싶다”고 말했다. 롯데 주장 조성환은 “지난해 정규시즌 내내 즐겁고 신났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승부에 몰입하지 못했다. 비싼 수업료를 내고 많이 배운 만큼 올해는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 키 플레이어에 달렸다
이번 준플레이오프는 김현수(두산)와 이대호(롯데)의 거포 대결, 이원석(두산)과 홍성흔(롯데)의 이적생 대결, 김동주(두산)와 조성환(롯데)의 주장 대결 등 볼거리가 많다.
양 팀 감독은 키 플레이어로 고영민(두산)과 장성우(롯데)를 꼽았다. 김 감독은 “시즌 때 부진했던 고영민의 활약 여부에 따라 포스트시즌에서의 우리 팀의 위치가 바뀔 것”이라고 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모든 선수가 잘해야 강팀인 두산을 이길 수 있다. 주전 포수 강민호의 부상 공백을 신인 장성우가 잘 메워야 한다”고 말했다.
○ 두산 계투진이냐 롯데 선발진이냐
두산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로 크리스 니코스키를, 롯데는 조정훈을 예고했다. 시즌 중 SK에서 이적한 니코스키는 9월에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여(2승 1패 평균자책 1.61) 1차전 선발로 낙점됐다. 다승 공동 1위(14승 9패)를 차지한 조정훈은 롯데의 에이스다. 선발진의 무게에서는 10승 투수 3명(조정훈 장원준 송승준)을 보유한 롯데가 앞선다. 반면 임태훈 고창성 이용찬 등 젊은 피가 버티는 불펜의 힘은 두산이 강하다.
두 팀은 10월 6일 시작되는 SK와의 플레이오프에 대비해 속전속결을 노리고 있다. 로이스터 감독은 3연승, 김 감독은 3승 1패를 예상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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