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심의 곰' 두산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2차전. 두산은 롯데를 6-0으로 완파하며 전날 2-7 패배를 설욕했다. 역대 18번 열린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승리한 팀은 100%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하지만 16번이 3전 2선승제였고 올해처럼 5전 3선승제는 2번뿐이었다.
●3회 몰아치기… 일찌감치 갈린 승부
두산 김경문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1차전 롯데 선발 조정훈의 공은 마구 같았다"고 말했다.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포크볼에 두산 타자들의 방망이는 맥을 추지 못했다. 김 감독은 "우리가 이기려면 초반부터 타격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했다.
전날 3회까지 조정훈에게 퍼펙트로 눌렸던 두산 타선은 1, 2회 잇달아 선두 타자가 출루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3회 무서운 집중력으로 승부를 갈랐다. 선두 타자 임재철이 왼쪽 안타로 출루한 게 신호탄이었다.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루에서 전날 4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이종욱의 안타로 1사 1, 3루를 만들었다. 고영민은 유격수 내야 안타로 임재철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어진 2사 1, 2루에서 김동주의 적시타로 1점을 보탠 두산은 최준석의 2루타로 2점을 추가했다. 안타 5개로 4점을 뽑는 효율적인 야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1차전에서 솔로 홈런을 터뜨린 김현수는 5회 오른쪽 관중석 상단을 맞히는 커다란 쐐기 홈런을 쏘아 올렸다.
●금민철 6이닝 무실점 '완벽 선발'
금민철은 정규 시즌에서 7승 2패에 평균자책 4.43의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선발 등판은 9번뿐이었다. 28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13승 8패에 평균자책 4.15를 기록한 장원준보다는 한 수 아래처럼 보였다.
금민철은 1회 롯데 첫 타자 김주찬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다. 하지만 '초반 제구력 난조'라는 고질적인 약점은 그때까지였다. 최고 시속 140km의 직구는 빠르지 않지만 날카롭게 구석구석을 찔렀다. 직구보다 30km 가까이 느린 낙차 큰 커브는 위력적이었다. 금민철은 6이닝 동안 삼진 3개를 잡고 6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선발진 붕괴로 고민하던 두산의 고민을 시원하게 해결해 준 맹활약이었다. 선발이 살자 불펜도 힘을 냈다. 두산의 두 번째 투수 임태훈은 삼진 3개를 잡아내며 1과 3분의 2이닝을 무안타로 틀어막았다.
한편 이날 경기도 입장권이 매진돼 지난해 준플레이오프 3차전 이후 포스트시즌 14경기 연속 매진 기록을 세웠다. 잠실구장은 포스트시즌 17경기 연속 매진 행진을 이어갔다. 3차전은 장소를 옮겨 2일 오후 1시 30분 사직구장에서 열린다.
이승건기자 why@donga.com
이종석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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