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에서 끝나나, 잠실로 돌아오나

  • 입력 2009년 10월 2일 02시 45분


준PO ‘장군 멍군’ 롯데-두산, 오늘부터 부산 2연전
로이스터 “연승으로 마감” 김경문 “5차전까지 갈 것”

SK 김성근 감독은 지난달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지켜봤다. 두산이 롯데를 6-0으로 꺾고 1승 1패를 이루자 웃으며 자리를 떴다. 그의 웃음은 ‘생각대로 됐다’는 의미인 듯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3연승을 한 뒤 7일부터 시작되는 SK와의 플레이오프 때까지 4일간 충분한 휴식을 갖는 일은 없어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열린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두산 김경문 감독은 3승 1패를 예상했고,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3연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오르겠다고 밝혔다. 일단 로이스터 감독의 구상은 빗나갔다. 김 감독은 2차전이 끝난 뒤 생각을 바꿨다. “승부가 5차전까지 갈 것 같다”고 했다. 승부가 막판까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는 것.

포스트시즌 때마다 1차전 승리 팀이 절대 유리하다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크게 의미를 둘 일은 아니다. 준플레이오프 제도가 도입된 1989년 이후 1차전 승리 팀이 100%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그러나 3전 2선승제 때의 얘기다. 5전 3선승제에서는 1차전 승리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그동안 5전 3선승제로 치른 준플레이오프는 2005년과 지난해 두 번뿐이다. 통계적으로 의미가 없다.

두산은 2000년과 2001년 각각 7전 4선승제와 5전 3선승제로 치른 플레이오프에서 첫 경기를 패하고도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2007년에 2연승 뒤 4연패를 당하는 바람에, 지난해에는 1차전 승리 뒤 4연패를 당해 SK에 챔피언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원점으로 돌아간 준플레이오프 3차전. 김 감독은 방망이로, 로이스터 감독은 마운드로 승부를 걸겠다는 구상이다. 김 감독은 “상대 타선을 막아 이길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투수력보다는 타력으로 승부를 걸겠다”며 “마운드 운영은 상황에 맞춘 벌 떼 식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1, 2차전에서 7개씩 모두 14개의 잔루를 기록했을 만큼 타자들의 집중력이 떨어졌다는 점.

롯데는 정규시즌 10승 이상을 거둔 선발투수를 3명이나 보유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1차전 승리투수가 된 조정훈은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했다. 2차전 패전투수가 된 장원준도 못 던진 건 아니다”며 “나머지 선발 투수들의 어깨도 믿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롯데 투수진은 1, 2차전에서 볼넷을 7개나 내주며 제구력 불안을 드러냈다.

2일 오후 1시 반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3차전 선발 투수로 롯데는 송승준을, 두산은 홍상삼을 예고했다. 곰과 거인의 투타 정면승부가 시작됐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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