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전 감독이 15일 시즌 개막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 교체를 둘러싼 홍역을 다시 치르고 있다. 동부에서 KT로 둥지를 옮긴 전 감독은 최근 그레그 스팀스마를 퇴출시키고 전자랜드에서 뛰던 도널드 리틀을 영입했다. SK 출신인 스팀스마를 뽑았을 때도 ‘수준 이하의 선발’이라는 팬들의 혹평이 계속되자 전 감독은 구단 홈페이지에 그에 대한 믿음이 담긴 글을 올렸다. 그랬기에 전 감독은 자신의 결정을 번복한 모양새가 됐다.
추석 휴가도 없이 시즌 준비에 매달린 전 감독은 “며칠 밤을 지새우며 고민했다. 선수들과 팬들에게 할 말이 없지만 더 늦기 전에 뭔가 해야 했다”고 말했다. 스팀스마는 두 달 가까이 전 감독의 애정 어린 관심 속에 지난달 말에는 성대한 생일잔치상까지 받았다. KT 동료들도 내성적인 스팀스마와 가까워지려고 애썼다.
하지만 스팀스마는 체력에도 허점을 드러내며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훈련 과정에서 진지함과 성실성을 강조하는 전 감독으로선 의욕 없이 설렁설렁하는 스팀스마를 더는 용납할 수 없었다. KT 주장 신기성은 “스팀스마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를 정도였다”고 말했다. 올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가 1명밖에 뛸 수 없어 국내 선수와의 조화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스팀스마는 모처럼 살아난 KT의 팀 분위기를 가라앉힐 때가 많았다.
고심 끝에 전 감독은 주사위를 던졌다. 그 결과가 궁금해진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