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은 야구를 잘 모르거나 큰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조차도 어느 팀이 한국시리즈 챔피언이 될지에 관심이 쏠릴 만큼 이제 국내 스포츠계에서 가을의 고전으로 서서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 일정은 한국시리즈를 7차전까지 치를 경우 10월 23일 끝나게 되어있다. 기나긴 여정의 종착역이 눈앞에 다가왔지만 필자는 그날이 오는 것이 걱정스럽고 두렵다. 590만 명이 넘는 관중신기록과 입장수입 신기록 속에 무슨 배부른 소리를 하느냐고 팬들이나 다른 종목 관계자들이 말할지 모르지만 그 속을 들여다 보면 왜 걱정과 두려움을 느끼는지 알게 될 것이다.
금년 경기당 평균 관중이 약 1만1000 명, 관중수는 592만명, 총 입장 수입은 338억 원 정도다. 수치상 종전의 기록을 모두 돌파했다. 그러나 서울, 부산, 인천의 3만 관중 구장과 LG, 롯데, KIA의 성적이 예전처럼 부진할 경우 올해와 같은 수치가 나오긴 어렵다.
광주, 대구, 대전구장의 관중 수용 능력은 1만 명 정도다. 만약 내년에 KIA, 삼성, 한화가 1∼3위를 질주하여 매 경기마다 홈에서 만원사례를 이루고 3만 구장 규모의 4팀들이 5∼8위를 차지하는 시나리오가 페넌트레이스로 이어진다면 평균 관중수는 30∼40%% 줄어들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입장수입 역시 마찬가지. 330억원의 8구단 평균치는 구단당 약 40억원 정도다. 각 구단은 100∼200억원이 넘는 예산을 집행한다. 따라서 입장수입금은 적자해소의 한 도구일 뿐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그래서 답답하다. 내년 계획에 금년 신기록을 갈아치울 의욕을 갖고 야구 산업을 발전, 신장 시켜야 하는데 그런 도전을 공유하기엔 무리수가 따른다는 것을 구단들도 알고 있다. 제도적 모순, 환경적 제한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매출신장과 발전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면 산업으로서 생명력은 없고 국내 프로야구는 그룹의 홍보도구로 인식되는 관행은 지속될 것이다. 그러나 그런 홍보 효과도 이젠 많이 달라졌다.
KIA, SK, 두산, 삼성, LG 등 글로벌 그룹이거나 내수 산업 비중이 작은 그룹은 국내 홍보효과에 대한 자체 분석결과 큰 매력을 못 느끼고 있다. 따라서 흑자전환을 위한 투자 계획에 대해 엄두를 못내거나 소극적 상태가 지속된다면 또다시 300∼400만 관중 시대로 되돌아 갈 위험성이 있다.
걱정과 두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금년 시즌의 종착역은 다가오고 있는데 깊고 넓은 구조적 모순의 해결책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시리즈의 환호에 묻혀 근본적인 문제가 뇌리와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을 그동안 봐왔기 때문이다.
곧 있을 광주구장의 한국시리즈 1차전은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입장권 구입전쟁과 열악한 구장시설 문제를 덮어둔 채 열광하는 모습만 정부당국과 광주시가 주목한다면 문제해결의 실마리는 풀리지 않는다.
야구장의 장기 임대가 -국회에 계류 중- 시급히 해결되고 각종세제 문제 등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문제에 행정부, 입법부, 지자체가 진정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사회적 용광로 역할을 하고 있는 프로야구 시즌이 끝나면서 고질적인 문제점들을 또다시 그냥 지나칠 것 같아 걱정스럽다. WBC 준우승 후의 약속(?)들이 6개월이 지난 지금도 실현되지 않는 경험을 겪고 있기에….
야구해설가
오랜 선수생활을 거치면서 감독, 코치, 해설 생활로 야구와 함께살아가는 것을 즐긴다. 전 국민의 스포츠 생활화를 늘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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