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둘. 삼성은 2001년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두산과 만났다. 대구에는 몇 경기가 배정됐을까. 답은 2경기. 하위 팀 홈 잠실에 3~7차전이 잡혔다.
미국과 일본은 상위 팀에 홈 어드밴티지를 준다. 월드시리즈는 올스타전에서 승리한 리그 팀이 1, 2, 6, 7차전을 안방에서 연다. 일본시리즈는 정규리그 승률이 높은 팀이 1, 2, 6, 7차전을 가져간다. AA-BBB-AA식이다. 홈 팬들 앞에서 우승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지방 팀이 한국시리즈에 직행할 경우 상대가 서울 팀(잠실구장을 사용하는 두산, LG)이라야 1, 2, 6, 7차전을 홈에서 할 수 있다. 그나마 2001년 시즌이 끝난 뒤 삼성의 항의가 받아들여진 결과다. 지방 팀끼리 붙으면 여전히 5, 6, 7차전이 잠실에서 열린다. AA-BB-CCC식이다. 2005년부터 3만 석 안팎의 구장을 가진 지방 팀끼리 만나면 잠실을 피할 수 있지만 SK와 롯데가 대결할 때만 가능한 일이다.
'5차전 이후 잠실' 조항은 해묵은 논란거리다. '지방 팬을 무시한 서울 중심의 행정'이 한쪽이라면 '더 좋은 시설과 더 많은 수익'이 다른 한쪽이다.
올해도 상대에 따라 KIA가 광주에서 몇 경기를 할 지 정해진다. 상대가 두산이면 AA-BBB-AA(4경기), SK면 AA-BB-CCC(2경기)이다. 광주구장을 자주 찾는 KIA 팬은 두산이 더 반가울 법하다.
사족 하나. 광주 구장(1만3872석 규모)이 3만 석을 갖췄다면 어땠을까. SK나 두산 누구를 만나도 1, 2, 6, 7차전을 광주에서 치를 수 있었을 것이다. 박광태 광주시장이 약속대로 이달 중 새 구장 건설을 발표할지 기다려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승건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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