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 열전’이라는 마스터스골프대회에는 ‘챔피언스 디너’라는 전통이 있다. 우승한 선수가 이듬해 대회 직전 출전선수들에게 자신이 정한 메뉴로 만찬을 제공하는 것이다. 평소 최경주(나이키골프)는 “만약 내게 그런 기회가 주어지면 청국장을 내놓겠다”고 말해 화제를 뿌린 적이 있다.
비록 마스터스 우승은 아니더라도 아시아선수 최초로 메이저대회인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양용은(테일러메이드)이 세계 정상급 골퍼들에게 한식을 대접했다.
세계연합팀(유럽 제외)과 미국대표팀의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에 출전한 양용은은 8일 연습라운드를 마친 뒤 세계연합팀 선수들과 함께한 만찬 파티에서 양념갈비를 선사했다. 스테이크와 핫도그가 메인 메뉴였던 이 파티에서 양용은은 한국의 맛을 알리고 싶다며 양념갈비 10인분 정도를 주문했다. 갈비는 순식간에 동날 만큼 인기가 높았다. 즉석 갈비 파티로 팀워크와 사기를 끌어올린 세계연합팀은 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하딩파크GC(파71)에서 포섬(하나의 공을 번갈아 치는 방식) 매치플레이로 열린 1라운드에서 미국대표팀에 2.5(2승 1무 3패)-3.5(3승 1무 2패)로 접전을 펼쳤다.
양용은은 레티프 구센(남아공)과 짝을 이뤄 짐 퓨릭-저스틴 레너드에 무승부를 기록해 소중한 승점 0.5점을 보탰다. 15번홀까지 2홀 차로 뒤진 양용은은 17번홀에서 구센의 버디로 1홀 차로 쫓은 뒤 18번홀에서 다시 버디를 추가해 동타가 됐다. 이 홀에서는 구센이 레너드가 1m 버디 퍼트를 하기 전에 컨시드를 주는 제스처를 해 논란을 빚었다. 미국팀의 타이거 우즈는 스티브 스트리커와 힘을 합쳐 제프 오길비(호주)-이시카와 료(일본)에게 6홀 차의 완승을 거뒀다. 앤서니 김-필 미켈슨, 케니 페리-재크 존슨도 미국팀에 승리를 안겼다. 세계연합팀에서는 어니 엘스(남아프리카공화국)-애덤 스콧(호주), 비제이 싱(피지)-로버트 앨런비(호주)가 나란히 승리했다.
10일에는 포볼 방식(선수 각자가 플레이하면서 좋은 스코어를 선택)의 6경기가 열린다. 양용은은 일본 최고 인기스타 이시카와와 짝이 돼 페리-션 오헤어와 맞붙는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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