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무서운 ‘뒷심’… 두산 무너진 ‘뚝심’

  • 입력 2009년 10월 12일 02시 57분


승부 다시 원점으로SK 최정(등번호 14번)이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7-3으로 앞선 8회초 1사 후 왼쪽 담장을 넘기는 쐐기 솔로 홈런을 날린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박정권(왼쪽에서 세번째)은 3-3으로 맞선 7회초 2사 1, 2루에서 결승 2타점 2루타를 날렸다. 연합뉴스
승부 다시 원점으로
SK 최정(등번호 14번)이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7-3으로 앞선 8회초 1사 후 왼쪽 담장을 넘기는 쐐기 솔로 홈런을 날린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박정권(왼쪽에서 세번째)은 3-3으로 맞선 7회초 2사 1, 2루에서 결승 2타점 2루타를 날렸다. 연합뉴스
SK 박정권 결승 2타점
두산에 2연패뒤 2연승
“KS행 내일 결판내자”

임태훈은 두산의 필승 카드다. 올 시즌 SK와의 상대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7경기에 등판해 2승, 평균 자책은 3.38. 피안타율은 0.188에 불과했다.

하지만 임태훈은 한 명의 천적을 넘지 못했다. 바로 SK 왼손 타자 박정권이다.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SK의 플레이오프 4차전. 승부처는 3-3 동점이던 7회 초 2사 1, 2루에서 펼쳐진 박정권과 임태훈의 대결이었다. 결과는 2타점 좌월 2루타를 날린 박정권의 승리. SK는 박정권의 활약에 힘입어 두산을 8-3으로 꺾고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2연패 뒤 2연승을 거뒀다.

SK는 2007년 한국시리즈에서 먼저 두 판을 내준 뒤 내리 4승을 따내 우승했다. 최종 5차전은 13일 문학구장에서 열린다.

필승 카드 잡는 박정권

박정권은 “컨디션이 정말 안 좋을 때도 이상하리만치 타이밍이 맞아 떨어지는 투수가 있다. 내 경우엔 임태훈이 그런 선수다”라고 말한다.

7일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박정권은 8회 임태훈을 상대로 추격 솔로 홈런을 쳤다. 8일 2차전 7회에는 8회 동점 솔로 홈런을 때렸다. 10일 3차전 8회에선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11일 결승 2루타를 쳐내며 다시 한 번 천적임을 과시했다. 플레이오프 상대 성적은 4타수 3안타(2홈런) 4타점. 정규 시즌 성적도 5타수 2안타로 강했다. 박정권은 “1, 2차전에서 몸쪽 직구를 홈런으로 연결해 이번에는 바깥쪽을 노렸는데 역시 잘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아내의 스파르타식 응원

박정권은 프로 6년차이지만 주전으로 포스트시즌을 뛰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해엔 시즌 중반 왼쪽 정강이뼈가 3군데나 골절되는 부상을 당해 엔트리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박정권은 “가을 잔치의 무대에, 그것도 중심 타자로 서 있는 게 너무 기쁘다. 재미있게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맹활약 뒤에는 지난해 결혼한 동갑내기 아내 김은미 씨가 있다. 박정권은 “아내가 ‘빠지는 공은 치지 말라’는 원론적인 지적을 하곤 하는데 그런 말이 귀에 쏙쏙 들어온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압권은 맹타를 휘두른 날 보이는 아내의 반응이다. 1차전에서 홈런을 친 뒤 약간 들떠있는 박정권에게 김 씨는 “건방 떨지 말고 내일 경기에 집중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아내는 항상 스파르타식으로 날 대한다”며 “내가 덩달아 흥분할까 봐 내색을 하지 않지만 속으로는 많이 좋아할 것”이라며 웃었다.

두산은 1회와 3회 각각 1사 1·3루, 4회 1사 만루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포수 정상호, 투수 리드 좋아

▽김성근 SK 감독=플레이오프 들어 타선 연결이 가장 좋았던 경기다. 6번에 기용된 김강민이 앞뒤 연결 고리 역할을 잘 해줬다. 부진하던 정근우가 안타 3개를 친 것도 고무적이다. 4회 1사 만루 위기를 병살타로 처리하면서 분위기가 우리 쪽으로 넘어온 것 같다. 포수 정상호가 좋은 투수 리드로 상대 중심 타자인 김현수와 김동주를 잘 막아주고 있다.

5차전서 투수 총력전 펼것

▽김경문 두산 감독=6회 이후 뒷심에서 우리가 밀렸다. 3회 고영민의 3점 홈런으로 동점을 만든 뒤 좋은 기회가 두 차례 있었는데 승부를 뒤집지 못한 게 패인이다. 홈에서 끝내고 싶었는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아쉽다. 2연패 뒤에도 흔들리지 않는 SK는 역시 강한 팀이다. 5차전에서는 모든 투수를 동원해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