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슬러 올라가면 SK 사람들은 2007년, 두산과 붙었던 첫 번째 한국시리즈에서 유독 보스턴을 강조했다. 팀 컬러가 똑같이 붉은 색인데다 SK 역시 2연패 후 4연승이란 한국시리즈 사상 최초의 뒤집기를 해냈기 때문이다. 그리고 2009년, SK는 플레이오프(PO)에서 두산을 만나 2연패 후 2연승이란 대반격을 해냈다. 이제 ‘패배는 곧 탈락’으로 처지는 동일해졌다. 즉 13일 SK 홈 문학에서 열리는 5차전은 양 팀 공히 일리미네이션 게임이 된다.
원문(제거, 삭제 등)의 의미 그대로, 이번 PO SK에게 3∼4차전은 일리미네이션 게임이었다. 그러나 SK의 연승으로 5차전은 SK뿐 아니라 두산에게도 일리미네이션 게임이 됐다. 낭떠러지(5차전)까지 끌고 오기까지 SK는 3차전 6회 1사 만루, 9회 2사 1,2루의 절망적 상황을 타개했다. 그리고 연장 10회 박재상의 우익수플라이가 조명탑의 불빛에 들어가는 행운에 힘입어 기사회생했다. 이어 4차전 역시 3회 무사 1,3루와 4회 1사 만루의 치명적 위기를 더블아웃 유도로 극복했다. 그리고 7회 박정권, 김강민의 클러치 히팅이 뿜어 나왔다. SK 마운드는 2연승 기간, 특유의 토털 베이스볼이 김성근 감독의 감각적 투수교체 아래 풀가동돼 연속 벼랑끝에서 탈출했다.
역대 5전3선승제의 PO에서 최종 5차전까지 간 사례는 이전까지 7차례. 이 중 4번이 김성근 감독 때 걸렸다. OB 감독인 1986∼87년은 내리 졌고, 1996년 쌍방울 시절엔 먼저 2승을 해놓고 현대에 3연패를 당했다. 그러나 LG 감독인 2002년 PO에선 3승2패로 KIA를 잡고 한국시리즈에 나갔다. 이제 8번째. 김 감독은 1996년의 아픔을 고스란히 되갚을 수 있을까? 승부의 신은 짓궂고, 가혹하다.
잠실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화보]‘승부는 원점’ PO 4차전 SK, 두산에 8-3 대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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