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바 다다토시(秋葉忠利) 히로시마 시장과 다우에 도미히사(田上富久) 나가사키 시장은 11일 히로시마에서 두 도시의 올림픽 공동유치를 위해 올림픽유치검토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공식 선언한 바 있다.
길버트 펠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올림픽 담당국장은 이와 관련해 "올림픽 헌장은 한 도시에서 개최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며 "공동개최는 인정할 수 없으므로 현재로선 '안 된다'는 것이 대답"이라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13일 보도했다.
펠리 국장은 그러나 "어느 한 도시에서 올림픽을 개최하고 나머지 다른 도시에선 축구 예선전을 치르는 방식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IOC가 히로시마나 나가사키 중 어느 한 곳을 대외적인 개최지로 명시하고 경기를 분산해 열면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한 것이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두 도시가 핵 폐기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역사상 단 둘뿐인 피폭지라는 점을 내세워 올림픽 공동유치를 추진한 상황이어서 어느 한 도시만 나설 경우 개최 의미에 대한 설득력이 상당히 떨어질 전망이다.
한편 후지타 유잔(藤田雄山) 히로시마 현지사는 히로시마 시가 사전에 현 측과 상의 없이 독단적으로 나가사키 시와 함께 올림픽 유치전에 나선 것을 비판했다고 일본 TBS가 13일 보도했다.
후지타 지사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두 시장만이 일을 추진하면서 시의회에도 알리지 않았다고 들었다"며 "그런 일을 무턱대고 저지른 것은 오히려 (상황을) 어렵게 만들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후지타 지사는 또 "처음부터 단추를 잘못 잠그기 시작하면 끝까지 맞출 수 없다"면서 "지금으로선 히로시마 시는 (더 큰 지방자치단체인) 현의 협력이 전혀 필요치 않은 것 같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또 13일 나가사키 시의회 대표자 회의에 참석한 다우에 시장이 올림픽 공동유치에 관해 설명한 자리에서도 시의원들이 예산부족과 갑작스런 결정을 두고 비판이 잇따랐다고 TBS는 전했다.
히로시마-나가사키의 올림픽 공동유치 추진은 같은 아시아권이라는 점에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2020년 부산 하계올림픽 유치를 추진 중인 한국으로서 돌발 변수가 되고 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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