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PO)에서 최고의 화력을 뽐낸 박정권은 9월부터 같은 방망이를 쓰고 있다. 20경기 가까이 부러짐이 없었다. 2001년 선수단 장비를 담당했던 류선규 SK 홍보팀 차장은 “1경기에서 보통 3∼4개의 방망이가 나간다”고 했다. 산술적으로 한 선수 당 3경기에 1개의 방망이가 소모되는 꼴. 방망이가 한 달 이상의 수명을 유지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박정권의 것만 특별 제작했을 리는 없다. 비밀은 절정의 타격 감속에 숨어 있다.
박정권은 “보통 방망이가 부러지는 것은 손잡이 쪽에 맞거나, 윗부분에 맞는 경우”라면서 “방망이가 자주 부러진다는 것은 그 만큼 감이 좋지 않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9월 한 달 15경기에서 타율 0.354, 8홈런, 20타점을 기록한 박정권은 10월에도 맹활약 중. 공이 방망이의 ‘스위트 스팟’ 쪽으로 향하면서 ‘부적절한 만남’의 기회는 줄어들었다. PO 5차전 첫 타석에서도 깨끗한 좌전안타. 박정권이 그라운드로 내동댕이친 방망이는 여전히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문학|전영희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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