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멍투성 용덕한 “금민철이 무서워”

  • 입력 2009년 10월 14일 08시 40분


두산 포수 용덕한(28)은 요즘 양 팔에 멍을 달고 산다. 13일 비로 노게임 선언된 플레이오프 5차전을 앞두고도 그는 연신 팔 안쪽을 두드리고 있었다. 이유는 하나. 포스트시즌 들어 떨어지는 변화구를 블로킹하는 일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선발 금민철은 컷패스트볼과 함께 낙차 큰 커브를 많이 던지는 투수. 용덕한에게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다.

사실 용덕한의 블로킹 능력은 그가 선발 포수로 중용된 이유 중 하나다. 포스트시즌에는 투수들이 확실한 제구에 신경 쓰다 원바운드성 볼을 많이 던지게 마련. 또 스트라이크존으로 날아오다 뚝 떨어지는 변화구는 상대 타자들의 헛스윙이나 범타를 유도하기 좋다. 용덕한도 “그 어느 때보다 블로킹에 신경써야 하는 시기”라고 했다.

게다가 용덕한은 롯데와의 준PO 1차전에서 패스트볼로 결승점을 헌납한 아픈 기억이 있다. 그 때문에 “공 하나하나에 더 집중하겠다”고 마음먹은 게 사실이다. 김경문 감독이 “그 실수 하나를 제외하면 정말 블로킹을 잘 해주고 있다”고 칭찬했으니, 명예회복에는 어느 정도 성공한 셈. 가을잔치를 통해 안방마님으로 도약한 용덕한에게는 두 팔의 멍이 ‘영광의 훈장’으로 느껴질 듯 하다.

문학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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