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지만 (두산) 김경문 감독은 대단해.”
SK 김성근(사진) 감독이 적장을 치켜세웠다. 2007년부터 이어져 온 얄궂은 인연.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호적수이자 동반자로 김경문 감독을 인식하고 있었다.
2007년 김경문 감독은 SK의 기동력을 보고, “저런 야구를 하고 싶다”는 속내를 김성근 감독에게 내비쳤다. “불과 한 달 만에 팀을 그렇게 만들더라고. 잡으려고 해도 잡히지가 않아.” 김성근 감독도 혀를 내두를 정도의 변화속도. 2007년, SK는 두산의 ‘발야구’에 고전하며 정규시즌 상대전적에서 밀렸다. 2008·2009년 역시 마찬가지. “나도 (김경문 감독에게) 지지 않으려고 더 노력했지.” 결국 김성근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 만큼은 두산에 밀리지 않았다.
2008베이징올림픽과 2009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드러났듯이, 이제 ‘기동력’은 한국야구의 최대강점으로 자리 잡았다. 김성근 감독은 “삼성도 올 시즌 베이스러닝이 좋아지지 않았냐”면서 “결국 두 팀의 경쟁이 한국야구를 발전시켰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라이벌과 진검승부를 펼치고 싶어서였을까. 김성근 감독은 경기가 취소된 후 “(좋지 않은 그라운드 사정에서) 경기를 했다면, 양 팀 모두 불행했을 것”이라면서 “이제 두산이나 SK나 후회없는 경기를 하게 됐으니 다행”이라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문학|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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