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환 플레이, 호랑이 승부욕 불질렀다

  • 입력 2009년 10월 16일 08시 26분


PO최종전 스파이크 날로 선수 가격

KIA 선수들 “어떻게든 꼭 이기겠다”

‘분기탱천.’ 한국시리즈를 앞둔 KIA가 SK 나주환을 보며 강한 승부욕으로 똘똘 뭉쳤다.

KIA 선수들은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SK가 두산에 초반부터 크게 앞서나가자 “SK가 정말 강하긴 강하다”고 공감하는 한편 적잖이 우려했다. SK에 비해 KIA 젊은 선수들은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생긴 걱정이었다. 그러나 7회말 나주환의 ‘비신사적 플레이’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KIA 선수들은 동시에 분기탱천해 모두 강한 승부욕을 보이고 있다. SK가 13-1로 앞선 7회 2사 1루서 몸에 맞은 공으로 출루한 나주환이 김강민의 좌중간 안타 때 1루에서 홈까지 쇄도해 스파이크를 번쩍 들고 두산 포수 용덕한의 다리를 정통으로 가격한 장면이 TV를 통해 수차례 방영되는 순간이었다.

한 KIA 선수는 “모두 피가 끓어올랐다. 어떻게 스파이크 날을 세워 상대 선수 다리를 가격할 수 있나? 그것도 승패가 사실상 끝난 상황이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어떻게든 SK에 이겨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선수는 “완전히 죽으라고 발 들고 들어가더라, 그런 모습은 야구하면서 처음 봤다. 그 플레이 때문에 SK가 이기고도 욕을 먹는다. 시즌 때부터 나주환은 종종 다른 선수들을 부상 위험에 빠지게 하는 밉상이었다”며 분노했다. KIA의 한 관계자도 “자기가 먼저 공에 맞았다고 해도 크게 앞서고 있는 상황이라 의연하게 대처해야 이기는 건데 그런 모습은 그릇이 그것밖에 안 된다는 증거다”며 안타까워했다. 다른 선수들도 나주환에 대한 의견을 한 마디씩 하며 승리를 다짐했다. 훈련 도중 곳곳에서 “한국시리즈 2연패한 SK를 이겨서 진정한 우승을 이루자”는 다짐도 들렸다. 한국시리즈 직전 떠오른 ‘나주환 변수’다.

광주|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사진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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