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퀸의 계절’이 돌아왔다.
김연아(19·고려대)가 17일 오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되는 2009-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1차대회 ‘트로피 에릭 봉파르’를 통해 새 시즌을 열어젖힌다. 4년에 한 번만 오는 올림픽 금메달의 기회. 2010밴쿠버올림픽을 향한 전초전이다. 김연아(2위)는 ISU 세계랭킹 역순에 따라 이번 대회 10명의 출전 선수 중 아사다 마오(3위)에 이어 아홉 번째로 쇼트프로그램 연기를 펼친다.
○ 베일 벗는 ‘올림픽 프로젝트’
철통 보안이 유지됐던 김연아의 올림픽 프로그램은 이번 대회를 통해 베일을 벗는다. 지금까지 공개된 건 배경음악과 의상뿐이다. 쇼트프로그램은 영화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 주제곡을 편집한 음악. 공들여 제작한 검은색 원 숄더 드레스를 입고 연기하게 된다. 프리스케이팅은 조지 거쉰의 ‘피아노 협주곡 바장조’. 목을 감싸는 파란색 드레스가 눈에 띈다. 두 프로그램 모두 키워드는 ‘파격’으로 요약된다. 특히 관심을 모으고 있는 쇼트프로그램에서는 김연아가 ‘본드걸’과 ‘여자본드’를 오가는 양면적 매력을 발산할 예정. 프리스케이팅은 안무가가 표현한 김연아의 성장과정을 담았다.
○ 처음 시도하는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점프 구성도 바뀐다. 김연아는 시니어 4시즌 만에 처음으로 도입부 콤비네이션 점프의 첫 점프를 트리플 플립에서 트리플 러츠로 교체했다. 지난 시즌부터 갑자기 플립에 ‘어텐션(에지 주의)’ 마크가 붙으면서 원하는 만큼의 가산점을 받지 못했기 때문. 대신 트리플 플립을 프로그램 중간에 단독 점프로 삽입했다. 플립과 러츠 모두 김연아의 장기 중 하나. 따라서 성공률은 이미 지난 시즌을 능가한다는 후문이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는 기본 점수가 10점에 달하기 때문에 실패만 없다면 지난 시즌보다 더 많은 기술점수를 챙길 수도 있다. 브라이언 오서 코치는 “열심히 연습해왔고 체력적으로 잘 준비돼 있다. 기술요소 사이에 재미있는 안무를 추가했다”고 했다.
○ 아사다 마오와 운명의 첫 대결
최고의 관전 포인트는 여자 싱글을 양분해온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19·일본)와의 ‘올림픽 프로그램 맞대결’. 시즌 첫 대회부터 서로 호적수를 만난 셈이다. 각국 전문가들은 일단 김연아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아사다가 이달 초 재팬오픈에서 실망스런 경기력을 보인 탓이다. 일본 영자신문 재팬 타임스조차 최근 “아사다가 프랑스에서 김연아에게 망신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김연아는 언제나 그랬듯 “나 자신의 연기에 집중 하겠다”는 각오. 아사다 역시 “김연아와의 승부보다는 나 자신만 생각하면서 자신감을 갖고 경기를 치르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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