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1회와 2회 1점씩을 뽑아 2-0으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1차전에서도 2-0으로 앞서다 역전패 당한 경험이 있는 터라 2점은 불안한 리드였다. SK는 3회 선두타자 박재상의 볼넷으로 기회를 얻었다. 1회에도 1사후 박재상의 좌중간 2루타 후 이날 3번타자로 나선 박정권이 좌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선취점을 뽑은 터였다.
KIA 선발투수는 구톰슨. 추운 날씨 탓인지 유난히 컨트롤 난조를 겪었다. 박정권도 4구까지 침착하게 기다렸다. 볼카운트 1-3. 그리고 5구째 공은 바깥쪽에서 한가운데로 휘어져 들어오는 커터(시속 136km). 박정권은 기다렸다는 듯 배트를 휘둘렀고, 타구는 왼쪽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SK의 4-0 리드. 초반이었지만 2연패로 쫓기던 SK 선수단에 승리의 자신감을 불어넣는 한방이었다.
이날 SK 김성근 감독은 1·2차전에서 4번타자로 내세웠던 박정권을 3번에 포진시키며 돌파구를 찾으려 했다. 1·2차전에서 KIA보다 많은 안타를 때리고도 타선의 연결 실패로 2연패해 타순의 조합에 승부를 걸었다. 결국 박정권의 3번 기용은 적중한 셈이었다. 또한 박정권 역시 무르익은 타격감은 물론 노림수까지 늘었다는 점을 확인해준 3차전이었다. 상대 배터리가 타격감이 좋은 자신과 몸쪽 승부를 피할 것이라는 점을 간파하고 1회 바깥쪽 낮은 볼을 결대로 밀어쳐 안타를 만든 뒤 3회에도 밀어쳐서 펜스를 넘겨버렸다. 약점이 없는 타자로 진화하고 있는 박정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