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전 벤치클리어링 이후 KIA의 ‘돌격대장’으로 떠오른 김종국(36)이 4차전을 앞두고 덕아웃에 들어섰다. 그러나 가방을 내려놓으려던 김종국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지난 2년간 문학 원정 때면 항상 가방을 놓았던 자리에 다른 선수 가방이 먼저 자리 잡고 있었던 것. 김종국은 팀에서 이종범(39), 최경환(37)에 이어 이재주와 함께 세 번째 고참. 누가 김종국 자리에 가방을 놨을까? 잠시 후 밝혀진 문제의 주인공은 1차전 승리를 이끈 로페즈(34). 선후배 규율에 익숙치 않은 로페즈이기 때문에 정해진 곳 없이 그날그날 편한 곳에 가방을 뒀는데 하필 4차전 김종국 자리를 침범하고 말았다.
‘범인’이 로페즈로 밝혀지자 김종국은 후배들에게 “로페즈보다 내가 2년 선배다. 빨리 가방 빼라고 말해라”고 점잖게 말했다. 그러나 순간 동시에 주변이 얼어붙었다. 설마 김종국보다 로페즈가 더 무서웠기 때문일까? 이유는 다른 곳에 이었다. 주위에 있던 후배들은 이구동성으로 “말이 통해야 가방 옮기라고 할 텐데…”라고 난감해하며 뒷머리를 긁적였다. 영어 잘하는 최희섭은 주변에 없던 상황. 결국 구단 직원이 나서 교통정리를 한 끝에 김종국의 가방은 단골자리를 되찾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