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환의 그라운드 엿보기] 선수들 프로선택, 성장가능성 잣대로     

  • 스포츠동아
  • 입력 2009년 10월 21일 07시 00분


국내 프로구단들이 유망선수들을 영입할 때 갖는 한 가지 딜레마는 대졸 또는 고졸 출신 중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다. 물론 감독의 성향이나 구단의 팀 운영 방향에 따라 선택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우리 현실에서 선수의 능력과 가능성이 선택의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겠지만 당장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선수를 선호하는 것은 어느 감독이든 마찬가지다. 또한 선수 영입 시 군 입대 여부도 중요한 고려 요소이다.

선수를 장기적으로 육성한다는 점에서 고졸 선수들을 선호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최근 대표팀에서 활약하고 있는 기성용(FC서울)은 고졸이며, 이청용(볼턴)은 중졸로 구단에서 장기적으로 키워낸 선수들이다. 그리고 대학에 적을 두고 프로로 전향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박지성(맨유), 박주영(모나코) 등은 대학 시절 프로로 전향한 케이스다.

최근 국내 프로축구 시장에 대졸 출신들이 입단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K리그 등록선수 현황을 보면, 2007년에는 전체 487명의 등록선수 중 대졸이 355명(72.9%), 고졸 113명(23.2%), 중졸 19명(3.9%) 순이다. 2008년에는 495명의 등록선수 중에 대졸 출신이 364명(73.5%), 고졸 113명(22.8%), 중졸 18명(3.7%)으로 여전히 대졸이 우세하다.

올 시즌에도 전체 477명 등록선수 중 대졸이 380명(79.7%)으로 2007, 2008년도 보다 높은 비율이며, 고졸 86명(18%), 중졸 11명 (2.3%)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졸이나 중졸 선수를 스카우트해 장기적으로 육성하는 것보다는 대졸을 스카우트해 바로 실전 경기에 투입하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결과다.

다시 말해 특별한 고졸 선수를 제외하고는 실전 경기에 투입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대졸 위주로 스카우트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해는 신생팀 강원FC의 창단에 따라 대졸의 선수수급이 많이 이뤄진 것으로 판단된다.

세계적인 빅 클럽들은 유소년 육성속도가 빠르게 진행돼 그 연령층이 낮아지는 추세다. 보통 U-16∼U-18의 유소년 클럽팀으로 스카우트 돼 성인축구에 등용되기까지 준비하고 테스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선수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최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뛰는 유럽축구 최고의 유망주 25명의 선수 중 9명이 22세 미만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유망선수의 발굴과 성인축구 등용 연령이 점차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고졸 선수들의 경우 대학이냐 프로냐를 놓고 일생일대의 중요한 선택을 해야만 한다. 어느 것을 선택하든 자신의 성장 가능성을 잣대로, 미래 지향적인 방향에서 결정해야만 후회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김 종 환 중앙대학교 사회체육학부 교수

인간의 내면은 무한한 잠재력으로 가득 차 있다.
성공의 열쇠란 내면의 잠재력을 빠르게 찾아 발전시키는 것이다
축구에서도 현재의 결과 보다는 구체적인 축구발전의
잠재력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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