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무릎 부상이 재발한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최소 2주간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왔다.
CSKA모스크바와의 2009-2010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B조 원정 3차전을 위해 모스크바에 도착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21일(한국시간) 공식 인터뷰를 통해 “박지성은 대표팀에서 부상을 당해 돌아왔다(Ji-sung Park came back from international duty injured)”고 밝혔다.
이어 퍼거슨은 “타박상 때문에 무릎이 다시 부어올랐고, 이 때문에 리그 뿐만 아니라 챔피언스리그까지 뛸 수 없게 됐다”며 “영국과 한국을 오가는 장거리 비행이 부상을 악화시켰다”고 덧붙였다.
퍼거슨은 그라운드 복귀 시점에 대해 “이번 주말 리버풀전 출전도 장담할 수 없다. 회복까지 최소 2주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대답했다.
당초 박지성의 부상은 경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JS 리미티드의 한 관계자는 “소속팀에 복귀한 뒤 훈련을 모두 소화했다. 부상 부위가 약간 부어올랐을 뿐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이미 두 차례 큰 수술을 받은 박지성의 부상 부위가 한 번 다치면 완치가 힘든 연골 부분인데다 몇 년 주기로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퍼거슨은 박지성에게 완벽한 재활을 당부한 것으로 보인다.
▲ 마음은 편치 않다 자신이 결장한 것을 틈타 강력한 포지션 경쟁자였던 안토니오 발렌시아와 루이스 나니가 베스트 멤버로 입지를 굳혔다. 특히 노장 라이언 긱스가 ‘회춘’ 활약을 펼치며 퍼거슨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고 있는 터라 재활을 마치고 돌아와도 현재보다 더 힘든 포지션 경쟁이 예상된다. 게다가 자칫 부상 정도가 악화돼 재활이 아닌 수술로 확대될 경우, 오는 1월 열릴 겨울 이적 시장에서 또 다른 선수가 영입될 가능성이 높아 설 자리가 더욱 좁아지게 된다. 프랑스 보르도에서 영입한 가브리엘 오베르탕도 부상에서 회복 중이라 포지션 경쟁자가 5명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 반전의 기회로 삼는다 박지성의 부상 역사를 따라가 보면, 그는 부상에서 복귀한 뒤 경기력이 살아났음을 볼 수 있다. 마치 ‘오뚝이’ 같았다. 네덜란드 PSV 아인트호벤 소속이던 지난 2003년 반월상 연골판 제거수술을 받은 후 일본 J-리그 유턴을 고민할 정도로 어두운 재활을 거쳤지만, 거스 히딩크 감독의 배려와 특유의 성실함이 더해져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맨유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2007년 5월 칼을 댄 부위가 다시 아파오자 박지성은 미국 콜로라도로 건너가 다시 수술을 받았다. 당시 박지성은 축구를 시작한 뒤 가장 긴 9개월의 재활훈련을 가졌지만, 역시 성실함 하나로 2007-2008 시즌 중반에 복귀, 맨유의 유럽챔피언스리그와 프리미어리그 동반 우승에 기여했다.
한편 웨인 루니, 대런 플레처 등 주전 멤버를 대거 뺀 맨유는 오는 22일 새벽 CSKA 모스크바와 UEFA 챔피언스리그 원정 3차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