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윙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4)가 부상으로 빠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는 ‘이빨 빠진 호랑이’나 다름없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22일 오전(한국시간) 스페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AC밀란(이탈리아)과의 2009-2010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3차전에서 2-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이로써 레알 마드리드는 1차전 FC취리히(스위스)와 2차전 마르세유(프랑스)를 꺾고 2연승을 달린 이후 조별리그에서 첫 패배를 당했다. 반면 AC밀란은 스페인 원정에서 귀중한 승점 3점을 추가하며 2승1패(승점 6)를 기록, 레알 마드리드와 승점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승자우선 원칙에 따라 조 선두를 탈환했다. 호날두의 빈자리가 너무 컸다. 지난달 31일 마르세유와의 챔피언스리그 2차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해 줄곧 재활치료를 받아오던 호날두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진출 탈락의 위기에 놓인 포르투갈을 구하기 위해 10일 헝가리전 출전을 감행했지만 부상이 더 악화됐다. 이에 호날두 대표팀 차출 반대를 선언한 마누엘 페예그리니 레알 마드리드 감독은 호날두의 공백을 메울 선수로 에스테반 그라네로를 낙점했다. 그라네로는 챔피언스리그 첫 출전이었지만 적극적인 공격으로 선제골을 이끌어 내며 제 몫을 다했다. 그러나 세계 최고의 기량을 보유한 호날두를 넘어서기에는 아직 부족한 모습이었다. 선취골은 레알 마드리드의 몫이었다. 전반 14분 그라네로가 아크 서클 오른쪽에서 날린 오른발 슈팅을 AC밀란 수문장 디다가 순간적으로 놓친 것을 틈타 라울이 곧장 볼을 가로채 골망을 흔들었다. 골키퍼의 실수로 기선을 제압당한 AC밀란은 레알 마드리드의 물샐 틈 없는 수비에 좀처럼 반격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전반을 0-1로 뒤진 AC밀란은 후반 17분 안드레아 피를로의 중거리 슈팅으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기세가 오른 AC밀란은 ‘신 에이스’ 알렉산더 파투(19.브라질)가 역전골을 터뜨리며 앞서갔다. 후반 21분 파투는 마시모 암브로시니의 패스를 받아 챔피언스리그 데뷔골을 작렬시키며 순식간에 승부를 뒤집었다. 레알 마드리드도 뒤지지 않았다. 후반 교체 투입된 로이스톤 드렌테가 후반 31분 라울의 오른쪽 코너킥을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이 때 AC밀란의 두 번째 골 주인공 파투가 해결사로 나섰다. 무승부 양상으로 흐르던 후반 43분 파투는 문전 오른쪽에서 클라렌스 시도로프의 패스를 받아 짜릿한 결승골을 터뜨렸다. 한편 오는 주말 리버풀전을 대비해 주전멤버를 대거 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안토니오 발렌시아의 결승골에 힘입어 CSKA 모스크바(러시아)를 1-0으로 제압, 챔피언스리그 3연승을 질주했다. 모스크바의 밀집수비를 뚫지 못해 고생하던 맨유는 주심이 경기 종료 휘슬을 불기 4분 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나니의 크로스를 디미타르 베르바토프가 머리로 연결한 뒤 문전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발렌시아가 마무리 지으면서 짜릿한 한 점차 승리를 거뒀다. 또 다른 B조 경기인 볼프스부르크(독일)와 베식타스 JK(터키)는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A조에서는 FC 보르도(프랑스)가 독일 분데스리가 강호 바이에른 뮌헨을 2-1로 제압했고, 유벤투스는 마카비 하이파 FC를 1-0으로 꺾고 첫 승을 기록했다. C조에서는 마르세유가 FC취리히를 1-0 신승을 거뒀고, D조에서는 FC포르투(포르투갈)와 첼시(잉글랜드)가 각각 아포엘FC(키프러스)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승리를 거뒀다. 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