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허재 감독은 올 시즌 초반이 무척 부담스러웠다. 지난 시즌 챔피언에 오른 뒤 여전히 우승 후보로 뜨거운 관심을 받기는 했어도 부상 선수가 많았고 조직력에서 허점을 보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묘하게도 경기 일정이 친형제처럼 가까운 선후배 감독들과 연이어 맞붙게 됐다. 묘한 감정이 엇갈렸던 허 감독은 지난주 시즌 개막전에서 친동생처럼 지내는 강동희 감독이 이끄는 동부에 패한 뒤 호형호제하는 전창진 감독이 몸담고 있는 KT에도 져 2연패에 빠졌다.
그런 허 감독이 22일 울산에서는 역시 상명초교와 용산중 2년 선배로 아마추어 기아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유재학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모비스와 맞붙었다. 모비스 역시 강호로 손꼽히다 2연패에 빠진 뒤 어렵게 첫 승을 거둔 상황. 평소 허 감독과 자주 통화를 하는 유 감독은 경기 전 “우리도 어려운데 허재가 독을 품고 오게 됐다”고 말했다.
유 감독의 예상대로 KCC는 앞서 치른 2경기와 달리 끈끈한 수비와 집중력을 보이며 모비스에 87-81로 역전승해 2연패 끝에 첫 승을 신고했다. KCC는 마이카 브랜드(21득점), 추승균(17득점), 전태풍(16득점)을 비롯해 5명이 10점 이상을 넣었다. 모비스는 지난 시즌 삼성에서 뛰던 애런 헤인즈가 이날 처음 출전해 27점을 넣었으나 경기 막판 무리한 공격으로 실책을 쏟아낸 게 패인이었다. KCC는 2점 차로 쫓긴 종료 46.2초 전 추승균이 공격제한 시간에 몰려 던진 뱅크슛이 들어간 뒤 전태풍의 자유투가 이어지며 6점 차로 달아나 승리를 지켰다.
SK는 잠실에서 3연승을 달리던 LG를 90-85로 꺾고 3연승으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개막 후 유일하게 패배가 없는 SK는 방성윤이 발목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지만 주희정의 집중 지도로 기량이 급성장한 신인 가드 변현수가 18득점, 7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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