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잔치’는 그야말로 암표상의 천국이다.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6차전의 입장권은 원가 대비 4배 이상의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었다.
좋게 보면 프로야구의 높은 인기를 실감케 한 대목이기도 하지만, 페넌트 레이스 때부터 꾸준히 구장을 찾은 진짜 팬들이 관전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마치 담합이라도 한 듯, 암표상들이 제시한 티켓 가격이 거의 비슷했다.
2만5000원 짜리 레드 지정석은 15만원에 팔렸고, 좌석 확보조차 어려운 1만5000원 짜리 일반석도 최소 6만원 선에서 거래됐다.
가장 쾌적한 관전 환경을 보장한다는 블루 지정석(3만5000원)에 대해선 아예 대놓고 “너무 비싸 구입할 수 없을 것”이라고 초를 친다.
이날 현장 판매는 유명무실했다. 암표상들이 서로 일행인 것처럼 가장하고 길게 늘어선 줄 사이로 끼어들어 좋은 좌석들을 대량 확보하면 당최 방법이 없다. 매표소 주변 곳곳에 상당수 경찰들이 배치됐지만 암표상들은 이를 무시한 채 불법 거래를 이어갔다. 일단 플레이 볼이 되면 가격대가 떨어진 플레이오프 때와는 크게 다른 상황.
KBO 관계자는 “수요에 맞는 정상적인 공급이 이뤄지지 못해 고민이 크다”고 털어놓았다. 티켓 확보에 실패한 팬들은 “새벽부터 줄을 섰는데, 암표상들이 새치기를 하고 좌석을 독점해 시간만 허비했다. 대체 누구를 위해 포스트 시즌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