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에 심리적 압박?'…아사다, 그랑프리 2차 5위 '수모'

아사다 마오.스포츠동아DB.

'피겨퀸' 김연아(19.고려대)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 때문일까. 김연아의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19.일본)가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아사다는 25일(한국시간) 새벽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대회 여자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두 차례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반)을 모두 실패하는 최악의 연기로 98.34점을 얻는데 그쳐 전날 쇼트프로그램(51.94점) 점수를 합쳐 총점 150.28점으로 종합 5위를 차지했다.

이날 아사다가 받은 총점은 지난 2005-2006 시즌 시니어 무대에 진출한 이후 역대 최저점. 뿐만 아니라 프리스케이팅에서 100점대를 넘지 못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차 대회에서 김연아에 이어 2위를 차지했던 아사다는 이번 대회에서 5위에 머물러 두 차례 그랑프리 대회를 통해 확보한 그랑프리 포인트(대회 순위에 따라 주는 점수)가 20점에 그쳤다.

따라서 아사다는 오는 12월 올림픽 메달 색깔을 최종적으로 가늠할 수 있는 그랑프리 파이널(그랑프리 시리즈 성적 상위 6명만 출전하는 대회) 진출이 힘들게 됐다. 그동안 그랑프리 파이널 무대의 마지노선은 24점 정도였다.

더구나 일본은 그랑프리 파이널 성적에 따라 3장의 올림픽 출전권을 우선 배정하기로 원칙을 세운 상황이라 아사다로서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출전권 확보가 시급해졌다.

이날 여자 싱글 2그룹 첫 번째 연기자로 나선 아사다는 첫 번째 트리플 악셀 시도부터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더블 악셀로 다운그레이드돼 불운이 감돌았다. 두 번째 트리플 악셀 역시 싱글에 그치면서 지독한 점프 난조에 시달렸다.

이후 단독 트리플 플립 점프도 2회전에 그쳤고, 트리플 플립-더블 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는 앞선 점프가 2회전으로 처리되면서 나머지 연결 점프로 인정받지 못했다.

힘겹운 연기를 끝낸 아사다는 침통한 표정으로 키스앤크라이존에서 점수를 기다렸고, 시니어 데뷔 이후 프리스케이팅 역대 최저점(98.34점)을 확인한 뒤 표정이 일그러졌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3위로 밀렸던 안도 미키는 프리스케이팅에서 한 차례 넘어졌지만 안정된 연기를 펼쳐 114.75점을 획득, 총점 171.93점으로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쇼트프로그램 1위였던 율리아 세베스티엔은 프리스케이팅에서 7위로 떨어져 종합 6위에 그친 가운데 미국의 애슐리 와그너가 총점 163.97점으로 은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한편 남자 싱글에서는 4년 만에 복귀한 예브게니 플루센코(러시아)가 총점 240.65점으로 우승 메달을 차지했고, 일본의 고즈카 다카히코(215.13점)가 그 뒤를 이었다.

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