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여자 피겨 ‘돌아온 스즈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2일 03시 00분


섭식장애 아픔 딛고 그랑프리 3차 金

스즈키 아키코(24·일본·사진)는 주니어 시절 잘나가는 피겨 선수였다. 그는 아사다 마오, 안도 미키 등 일본의 세계적인 선수를 배출한 아이치 현 출신이다.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동갑내기 나카노 유카리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일본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다.

스즈키는 2001∼2002시즌 일본에서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와 2002∼2003시즌 미국 그랑프리에서 우승했다. 2003년 고등학교 졸업 후 고향을 떠나 대학에 진학한 뒤가 문제였다.

피겨 선수에게 필수적인 체중 조절에 따른 과도한 다이어트는 그를 힘들게 했다. 가족을 떠나 혼자 생활하게 된 것이 스트레스였다. 그는 음식을 전혀 입에 대지 못하는 섭식장애를 앓게 됐다. 50kg이던 몸무게는 32kg까지 줄었다. 체지방은 3%까지 떨어졌다. 피겨는 물론이고 외출조차 할 수 없었다. 결국 그는 짐을 싸 고향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죽음의 위기까지 몰렸던 그는 어머니의 극진한 보살핌 속에 한 달 만에 다시 숟가락을 들었다. 1년 뒤 그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아라카와 시즈카의 활약에 자극받아 다시 스케이트화를 신었다. 지난해 6년 만에 나선 시니어 무대인 NHK트로피에서 예상을 깨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스즈키는 지난달 31일 중국 베이징에서 끝난 그랑프리 3차 대회 컵오브차이나 여자 싱글에 초청을 받았다. 올 시즌 자신의 첫 그랑프리 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117.14점을 기록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59.52점) 점수를 합쳐 176.66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자신의 역대 최고점(167.64점)을 경신하며 시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첫 우승을 차지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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