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과 만남…꿈만 같아요”

  • 스포츠동아
  • 입력 2009년 11월 4일 07시 00분


정읍 다문화 가정 유소년 클럽팀…축구 클리닉 참가해 특별한 시간

홍명보(맨 앞줄 가운데)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3일 목동운동장에서 전북 정읍 유소년 축구팀 리더스 유나이티드 선수들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홍 감독은 축구클리닉을 통해 다문화 가정 등 집안 환경이 좋지 않은 아이들로 구성된 리더스 선수들에게 희망을 전달했다. 사진제공|SK텔레콤
홍명보(맨 앞줄 가운데)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3일 목동운동장에서 전북 정읍 유소년 축구팀 리더스 유나이티드 선수들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홍 감독은 축구클리닉을 통해 다문화 가정 등 집안 환경이 좋지 않은 아이들로 구성된 리더스 선수들에게 희망을 전달했다. 사진제공|SK텔레콤
이주완(41)-리설매(33) 부부는 아들 강권국(11) 군이 공을 차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흐뭇하다. 이들 가족은 다문화 가정. 리 씨는 연변 조선족 출신으로 4년 전 아들과 함께 전북 정읍에 정착해 지금의 남편 이 씨를 만났다. 그러나 태인초등학교에 입학한 강 군은 좀처럼 학교에 적응하지 못했다. 리 씨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았어요. 매일 밤 갑자기 악몽을 꿔서 중간에 깨기도 하구요”라며 힘들었던 순간을 회상했다. 그 무렵 강 군은 리더스 유나이티드 클럽을 만났다. 리더스는 정읍에서 경제적인 어려움과 사회적 편견에 방황하던 초·중·고교생 80여명으로 구성된 유소년 팀. 이 씨 가족이 다니던 교회의 집사였던 리더스 김명철 감독이 평소 외로움을 많이 타는 강 군을 보며 축구를 권했고, 이 때부터 180도 달라졌다. 성격이 밝아지고 활달해진 것은 물론 60∼70점대를 맴돌던 학교 성적도 얼마 전 평균 96점을 받을 정도로 크게 향상됐다.

강 군은 평소 우상이던 홍명보 올림픽팀 감독을 만나는 행운도 누렸다. 3일 서울 목동운동장에서는 SK텔레콤 후원으로 ‘홍명보와 함께하는 리더스 유나이티드 드림 클리닉’이 열렸다. 80여명의 팀원들과 함께 서울로 올라온 강 군은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TV로만 보던 홍 감독의 한 마디 한 마디를 놓치지 않으려고 귀를 기울였다. 원래 꿈은 박사였지만 리더스를 통해 축구를 알게 되면서 박사와 축구선수 사이에서 고민 중이다. “공을 차면 다른 건 다 잊게 돼요. 홍명보 감독님을 만난 게 아직도 꿈만 같아요.” 그는 활짝 웃었다. 홍 감독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꿈은 실현될 수 있다. 팀플레이를 통해 아이들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고 조언을 건넸다. 김명철 감독 역시 “홍명보 감독과 함께 한 시간이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이 된 것 같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목동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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