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격 불씨 댕긴 솔로포 “4년전처럼 우승 기여”
요미우리, 저팬시리즈 니혼햄에 2승1패 앞서
2005년 저팬시리즈에서 이승엽(33·요미우리)은 그야말로 공포의 타자였다. 지바 롯데 소속이었던 그는 1, 2, 4차전에서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팀 우승을 이끌었다. 저팬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뽑히지 않은 것을 두고 일본 내에서도 논란이 있었을 만큼 뛰어난 활약이었다. ‘승짱’이 연일 대포를 쏘아 올린 덕에 지바 롯데는 31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최고 타자로 떠오른 그를 최고 명문 구단 요미우리는 가만 두지 않았다. 이듬해 이승엽은 요미우리 유니폼을 입었고 최고 연봉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도 이승엽은 요미우리의 중심 타자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부진의 연속이었다. 하라 다쓰노리 감독이 정규 시즌에서 기대에 못 미친 이승엽을 못 믿는 건 당연했다.
이승엽은 니혼햄과의 저팬시리즈 1차전에 대타로 나가 안타를 때렸다. 2차전에는 1루수 겸 8번 타자로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하라 감독은 안타 행진을 이어가는 이승엽을 3차전에 1루수 겸 6번 타자로 선발 출장시켰다. 감독의 신뢰는 점점 높아졌다.
이승엽의 홈런포가 다시 폭발했다. 이승엽은 3일 도쿄돔에서 열린 저팬시리즈 3차전 첫 타석에서 1점 홈런을 터뜨렸다. 이승엽은 0-2로 뒤진 2회 1사에서 니혼햄 선발 투수 이토카즈 게이사쿠의 2구 직구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추격의 불씨를 댕긴 귀중한 한 방이었다. 이어 나온 아베 신노스케는 연속 타자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요미우리는 3회 오가사와라 미치히로가 1점 홈런을 때려 역전에 성공했다.
이승엽은 4, 6회에는 각각 2루 땅볼로 물러난 뒤 8회 공격 때 대타로 교체됐다. 이승엽은 올 시즌 저팬시리즈 3경기 연속, 포스트시즌 4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 중이다. 저팬시리즈 타율은 0.375, 포스트시즌 전체 타율은 0.333으로 역시 큰 경기에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요미우리는 5회와 8회 2점씩 추가하며 7-4로 승리했다. 2승(1패)을 먼저 선점해 우승에도 한 발짝 더 다가섰다. 4차전은 4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