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판 속 나지완이 힘차게 배트를 휘두르는 순간, 함성이 터졌다. 10월 24일 한국시리즈 7차전 명승부가 펼쳐진 잠실의 폭발적인 환호성과 똑같은 함성이 9일 오후 광주에서 크게 울렸다.
KIA가 9일 오후 6시 광주에서 팬들을 초청 12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이날 열린 ‘KIA 타이거즈 V10 페스티벌’은 지난달 24일 잠실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의 트로피를 들어올린 선수단이 홈 팬들과 함께 우승을 자축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라운드에 2000석을 마련하고 관중석 3000석을 개방해 총 5000명의 팬이 선착순으로 함께했다.
이날 광주구장에는 오후부터 많은 팬들이 몰려 길게 줄을 섰다. 일부 팬들은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오전부터 매표소 앞에 자리를 잡기도 했다. 팬들은 “얼마 만에 광주에서 이런 행사를 여는지 모르겠다. 앞으로 매년 하면 얼마나 좋겠다”고 함께 기뻐했다.
이날 행사는 한국시리즈 7차전 하이라이트를 담은 동영상에 이어 우승트로피를 팬들 앞에 공개하며 시작됐다. 팬들은 트로피를 보고 환호하며 선수들에게 많은 박수를 보냈다.
KIA 선수단 전원은 8일까지 남해에서 전지훈련을 마치고 광주로 이동해 전원 이날 행사에 참가했다. 특히 투수 중 최고참인 이대진은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준비했다”고 밝히며 가수 지드래곤의 ‘하트 브레이커’를 직접 부르고 숨겨진 춤 실력까지 선보여 폭발적인 환호성을 받았다.
이종범과 최희섭, 김상현 등 선수들은 행사직전 팬들과 직접 만나 기념촬영과 사인을 하며 시간을 함께했다. 최희섭은 “정말 많은 팬들이 와준 것 같아 감사하다”며 기뻐했다. 조범현 감독도 팬들에게 “사랑한다”고 외치며 고마움을 전했다.
서재응과 곽정철, 안치홍 등 선수들도 무대에 올라 춤과 노래로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황병일 수석 등 코치진도 무대에 올라 김지훈 코치가 부르는 ‘어쩌다 마주친’에 맞춰 춤을 추며 팬들을 즐겁게 했다.
조범현 감독도 관중들의 환호에 무대에 올라 “오늘 정말 행복합니다”고 말하며 이문세의 ‘나는 행복한 사람’을 열창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우승축하행사는 댄스그룹 소녀시대, 그룹 노브레인의 축하공연, 불꽃놀이로 마무리됐다.광주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