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덴마크 대표팀 간 친선경기가 벌어진 15일 오전(한국시간) 블루 워터 아레나. 수십 년 만에 벌어진 A매치에 조용한 항구도시 에스비에르가 들썩였다. 이곳에서 A매치가 벌어진 건 1966년 포르투갈과 친선경기(덴마크 1-3 패) 이후 43년 만이다. 예정대로 1만8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스타디움은 경기시작 전 이미 가득 들어찼다. ‘롤리건(roligan)’이라 불리는 덴마크 팬들의 응원 역시 열정적이었다. 덴마크가 밀릴 기세를 보이면 파도타기 응원이 한 번에 최소 7∼8차례 경기장을 휘돌았다.
그러나 오랜 만에 자국 대표팀 경기를 직접 본 건 에스비에르 시민만이 아니다. 한국대표팀이 덴마크를 찾은 것 역시 이번이 처음. 코펜하겐 교민들을 중심으로 응원단이 결성돼 약 80여 명이 본부석 오른쪽 골대 뒤편에 모여 90분 내내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민국’을 외쳤다. 숫자로는 덴마크 응원단에 파묻히는 수준이었지만 열정은 결코 뒤지지 않았다. 이들은 코펜하겐에서 300km 이상 떨어진 에스비에르까지 전세버스로 3시간 30분을 달려왔다. 이날 경기는 0-0으로 끝났지만 양 팀 응원단 대결은 '10점 만점 vs 10점 만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