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분 뛴 박지성 “난 아직 건재”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16일 03시 00분


허정무號 유럽강호 덴마크와 0-0… 골 대신 자신감 수확

“박지성과 이청용이 중심을 잘 잡아줘야 한다.”

허정무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듀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청용(볼턴 원더러스)을 키 플레이어로 지목했다. 허 감독은 “경험 많은 박지성과 최근 돋보이는 이청용이 유럽 원정 부담을 깨는 선봉장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축구대표팀이 15일 오전 덴마크 에스비에르 블루워터아레나 스타디움에서 열린 덴마크와의 친선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세계 랭킹 48위 한국은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조 1위로 본선에 진출한 강호 덴마크(27위)를 맞아 안정적인 조직력을 선보이며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허 감독은 2007년 12월 대표팀을 맡은 뒤 처음으로 가진 유럽 팀과의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에서 선전하며 자신감을 갖게 됐다.

좌우 측면 공격수로 출격한 박지성과 이청용은 프리미어리거다웠다. 박지성은 후반 21분 염기훈과 교체될 때까지 65분 남짓 경기장을 누볐다. 맨유에선 부상으로 최근 11경기 연속 출전하지 못했지만 특유의 활발한 몸놀림으로 팀을 이끌었다.

한국은 경기 초반 홈팀 덴마크의 강한 압박과 빠른 측면 돌파에 흔들렸다. 그러자 ‘캡틴’ 박지성이 나섰다. 박지성은 과감한 돌파와 날카로운 패스로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전반 25분 문전으로 침투하던 이청용에게 찔러준 패스는 이날의 백미. KBS 한준희 해설위원은 “이 한 번의 패스를 시작으로 선수들은 자신감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박지성은 “아직 경기 감각은 부족하지만 재활을 잘해 체력적으로 문제는 없다”며 “좋지 않은 잔디 상황에 원정이란 부담까지 극복했다. 대표팀 모두 좋은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이청용도 자신감 있는 플레이로 허 감독의 신뢰에 보답했다. 특유의 저돌적인 돌파와 함께 상대 수비수 뒤로 파고들며 수비진을 교란하는 역할까지 맡았다.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며 왕성한 활동량을 과시했다. 이청용은 “유럽 팀과 A매치를 처음 했는데 아시아 팀과는 수준이 달랐다”면서 “두세 경기 더 해보면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은 18일 영국 런던에서 세르비아와 유럽 원정 2차전을 치른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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