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만에 마스크벗은 김동수 “따뜻한 지도자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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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8일 07시 00분


“은퇴 아쉽지만 제2의 인생 도전”

김동수.스포츠동아DB
김동수.스포츠동아DB
17일 제주 서귀포 강창학구장에서 진행된 히어로즈의 마무리훈련. 김동수(사진)는 불펜에 서 있었지만 분신과도 같았던 마스크는 없었다. 대신 배터리코치로 포수 유선정, 투수 이보근의 훈련을 세심하게 지켜봤다. 김동수는 올해를 끝으로 30년 동안 써온 마스크를 벗었다.

1979년 화곡초등학교 야구부에 입단했을 때 포수 미트를 갖고 있다는 이유로 처음 쓴 마스크. 한양대 시절 국가대표를 거쳐 1990년 프로에 데뷔해 신인왕에 오르며 최고의 포수로 불렸다.

20년간 화려했던 프로생활.‘세상에 은퇴하고 싶은 야구선수는 없다’는 말처럼 그 역시 “왜 아쉽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러나 “가족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된다. 힘차게 제 2의 인생에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20년간의 프로생활을 마친 김동수 코치에게 마무리훈련 역시 20여년 만이다. 프로 데뷔와 함께 주전포수로 마스크를 쓰며 마무리훈련 기간에는 휴식을 취했다. 김 코치는 “프로에 데뷔한 1990년 딱 한번 마무리훈련에 갔었다. 그것도 1주일 만에 돌아왔다”며 웃었다.

김 코치는 ‘어떤 지도자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따뜻한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 때는 후배들에게 엄한 편이었다. 내 스스로에게 엄격했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 자상한 지도자가 되려고 한다. 그래야 선수들이 더 편안하게 다가와 이것저것 묻고 도움을 청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화려한 선수시절을 보낸 스타 출신일수록 지도자로 성공하기 어렵다고 한다. 김 코치 역시 골든글러브만 7차례 수상한 스타였다. 하지만 김 코치는 “선수시절 쌓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은 실력이 모자라도 열정이 있고 끝없이 노력하는 선수들에게 더 많은 도움이 되는 코치가 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미 은퇴하는 순간 화려했던 선수시절을 다 떠나보내고 새 출발을 다짐한 의연함이 묻어났다.

서귀포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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